수능 대리시험 학부모가 부탁…의대생에 "1천만원 주겠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부산에서 학부모가 의대생에게 돈을 주고 자녀의 수능시험을 대신 치르게 한 사실이 적발되는 등 대입 수능 부정행위 파문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숫자메시지를 이용한 부정사실을 시인한 수험생 및 관련자도 80명에 달하고 있다.
경찰은 휴대전화를 이용한 컨닝과 관련,인터넷에서 휴대전화로 보내진 문자메시지도 전면 재조사하기로 해 수능 수사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학부모도 대리시험 부정 가담=부산경찰청은 3일 의대생에게 대리시험을 치게 한 재수생 박모씨(21)와 박씨의 어머니 손모씨(48),대리시험을 본 부산 모 의대생 김모씨(22) 등 3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공문서 위조 등 혐의로 입건,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월 중순쯤 인터넷 과외사이트에 김씨가 과외광고를 올려놓은 것을 보고 대리시험을 보는 조건으로 성적에 따라 5백만∼1천만원을 주기로 하고 우선 책값 명목으로 3회에 걸쳐 30만원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에도 수능 대리시험을 의뢰했다 적발된 차모씨(23)는 올해도 서울대 중퇴생 박모씨(28)에게 현금 4백만원을 주고 대리시험을 보게 한 혐의로 두사람 모두 긴급 체포됐다.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서울 인천 수원 부산 울산 광주 등 전국에서 대리시험 행위가 적발돼 이날까지 자수하거나 검거된 수험생 및 관련자는 총 6건,13명에 달하고 있다.
경찰은 전국의 대리시험 의혹 대상자 2만7천1백88명 중 2만6천1백33명(96%)에 대한 확인 작업을 끝냈으며,경기·인천지역의 나머지 1천여명에 대한 확인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숫자메시지' 부정행위 80명 시인= 경찰은 이날까지 휴대폰 숫자메시지를 이용해 부정행위를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는 대상자 1백14명 중 1백명을 조사해 80명으로부터 혐의 사실을 시인받았다.
경찰은 청주에서 조직적으로 부정행위를 저지른 입시학원장과 수험생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98명은 조사를 마친 뒤 귀가 조치했다.
한편 전북 전주에서는 단일조직 12명으로 알려진 수능부정 연루 혐의자 중 8명이 같은 입시학원에 다닌 것으로 확인돼 청주에 이어 학원차원의 또다른 부정행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웹투폰 부정도 수사,수사 장기화 전망=경찰은 컴퓨터를 통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웹투폰'(web to phone) 방식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당초 경찰은 이동통신사로부터 건네받은 자료에 '웹투폰' 문자메시지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확인결과 제출자료에 웹투폰 문자메시지 송수신 내역은 물론 내용도 기록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시인했다.
경찰은 뒤늦게 최종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던 문자메시지 자료도 다시 정밀검색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처럼 경찰 수사가 확대됨에 따라 교육부가 수능성적 산출시한으로 정한 오는 6일까지 경찰 수사가 마무리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경찰청 김영태 지능범죄수사과장은 "6일까지 수사를 마치기는 사실상 힘들다"며 "수사기간이 길어지더라도 철저히 수사해 수능부정 사건의 전모를 밝힐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