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총리 "나도 힘 있다" .. 흔들기에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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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쪽에서 보면 힘이 없는 것 같지만,다른 쪽에서 보면 힘이 꽤 있다.
나름대로 여기저기 다니면서 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지 않은가."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일 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근 1가구 3주택자 중과세 시행시기와 종합투자계획에 대한 연기금 참여문제 등을 놓고 청와대와 다른 부처로부터 공격을 받으면서 경제부총리의 리더십이 흔들린다는 지적에 대해 '뼈 있는 말'을 던진 것이다.
이 부총리는 이날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몇 가지 경제현안에 대해 자기 목소리를 분명히 냈다.
특히 1가구 3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에 대해선 청와대의 '강행' 방침에도 불구하고 "시행 연기를 여전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이 '3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예정대로 내년 1월 시행할 것'임을 여러 차례 밝힌 데 대해선 "자기(이 위원장) 입장에서 10·29 대책의 원칙대로 가는 게 맞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그 문제는 내가 그동안 말한대로 (보유세 강화와 연계해)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그동안 경제현안에 대해 청와대측과 미묘한 시각차를 보여온 가운데 통합거래소 이사장 인사파동까지 겹쳐 코너에 몰렸던 이 부총리가 주변의 잇단 제동에 반격을 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내년 하반기 중 시행 예정인 '종합투자계획'과 관련해선 "관련 사업 발표시기를 예정보다 늦출 것"이라며 "반듯한 사업을 찾아내 민간사업자보다는 연기금에 먼저 우선권을 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 2·4분기까지 경제성장률은 높지 않겠지만 올해 악재가 겹쳐 경기가 바닥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내년엔 체감경기가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토종 투자은행(IB) 육성과 관련,"기업 매각을 위한 국제적 주간사 입찰 등에 국내 증권사들도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주요 경제정책에 대해 최근 당·정·청 간 엇박자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이 부총리는 "이해관계자들이 많기 때문에 목소리가 다양하게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며 "의견들이 다르기 때문에 정책조정회의 등을 통해 조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견이 모두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군사문화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