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실적이 정보기술(IT) 업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인텔효과'가 3일 일본이나 대만과는 달리 국내 증시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인텔이 4분기 실적 전망치를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0.5% 하락한 42만6천원,LG필립스LCD도 1.3% 내린 3만7천1백50원에 마감됐다. 인텔은 전날 뉴욕증시가 마감된 직후 4분기 매출액이 93억∼95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0월 중 내놓았던 매출액 전망치 86억∼92억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인텔은 PC 등 전자제품의 크리스마스 수요가 예상보다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매출총이익률을 55∼57%로 제시해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인텔의 발표로 세계 IT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인텔 주가가 시간외거래에서 급등한 것은 물론 일본과 대만의 주요 IT기업 주가도 급등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이날 오전 한때 1.3% 상승,인텔효과를 보는 듯했지만 곧바로 내림세로 돌아섰다. LG필립스LCD도 사상 최고가(3만8천7백원)까지 치솟았다가 밀려났다. 국내 증시만 '인텔효과'에서 소외된 분위기다. 증권전문가들은 IT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데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부정적인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아 인텔효과가 희석된 것으로 분석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IT업종이 내년 1∼2분기까지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 남아있어 투자자들이 바닥 확인을 자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증권도 "인텔의 예상과 달리 내년 PC 판매는 올해보다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이같은 불안감을 확산시켰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