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 볼수록 한국이 좋아요" .. '열 명의 일본인, 한국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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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40주년이자 해방 60년,을사조약 1백주년이 되는 해.두 나라 정상이 공동 선언한 '한·일 우정의 해'이기도 하다.
그러나 진정한 우정은 정치적 선언보다 인간적인 교감에서 나온다.
'열 명의 일본인,한국에 빠지다'(조양욱 지음,마음산책)는 바로 이 지점에 렌즈를 갖다댄다.
저자는 국민일보 도쿄특파원을 지낸 일본문화연구소장.그는 올해 봄 스스로 생을 마감한 한국계 여성작가 사기사와 메구무를 비롯 한국을 사랑하는 일본 문화인 10명의 이야기를 찬찬히 들려준다.
지난 봄 북촌 한옥마을 초입에 있는 와인집 '로마네꽁띠'에서 무료함을 달래던 중 아사히신문 논설위원으로부터 사기사와의 부음을 전해듣는 장면으로 글은 시작된다.
여고 3학년 때 화려하게 등단해 뼈화살촉처럼 살다가 서른 여섯에 자살한 그녀.'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다가 하룻밤을 같이 자고 나니 시들해지고 마는 사내가 있다.
반대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혹은 슬슬 피하기까지 하다가 엉겁결에 몸을 허락하고 나니 별안간 마음마저 빼앗기고 마는 사내도 있다.
나에게는 한국이 두번째 사나이와 비슷하다.'
쇼토쿠 태자가 점찍은 한국 전문 프로듀서 기무라 요이치로,하이쿠 시인 마유즈미 마도카,환갑 넘어 서울로 유학한 출판기획자 하기와라 미노루,한국 고소설 박사 오오타니 모리시게 등의 한국 사랑 이야기도 따사롭다.
2백24쪽,9천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