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엄마랑 말싸움하게 될까..'부모와 자녀가 꼭 알아야 할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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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를 꿈꾸는 딸. 어머니는 뒷바라지에 모든 것을 바쳤다.
그런 아내를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과 헤어지면서까지.그러나 딸은 성공하지 못했고 원망의 화살을 모친에게 돌렸다.
방탕한 생활이 이어지고 어머니의 애인을 빼앗았으며 살인까지 저지른다.'
마이클 커티스 감독이 1945년 내놓은 영화 '밀드레드 피어스'의 내용이다.
당시 미국인들도 오로지 자식을 위해 희생하던 시절이어서 영화의 인기는 대단했다.
하지만 대다수 아들과 딸들은 '금이야 옥이야' 사랑받은 시간보다는 자신을 불편하게 만든 부분을 더 오랫동안 기억한다는 자료가 있다.
또 무한대로 주고 싶어하는 부모의 사랑을 거부하고 자기 욕구의 80%까지만 수용한다니 영화의 주인공도 이같은 부담이 스스로를 옥죄지 않았을까.
신간 '부모와 자녀가 꼭 알아야 할 대화법'(이정숙 지음,전2권,나무생각)은 상처를 피하면서 위안받는 화술 요령을 상황별로 정리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저자는 자신의 독특한 노하우를 연년생 두 아들에게 그대로 적용해 성공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생각이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곳 없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자식 중에도 기질적으로 유난히 자기를 닮은 아이에게 정이 더 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편애하지 말라.그로 인해 상처받은 아이는 자기보다 나은 사람은 기어이 짓밟아버려야 직성이 풀린다.'
그러나 진정한 이 책의 기획 의도는 '자녀도 대화에 동참하되 테크닉을 배우라'는 데 있다.
저자는 '어머니가 네 번이나 결혼하고 의붓아버지의 가죽 혁대로 맞고 자란' 빌 클린턴을 예로 들며 '어떤 부모 밑에서 태어났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와 어떻게 지내느냐는 것'이라며 발상의 전환을 주문한다.
쌍방향 의사소통을 겨냥한 '자녀편'이 그 결과물인 셈이다.
자식의 얼굴에 빼곡한 여드름이 영롱한 별로 보이고 무통 같은 다리가 건강미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성적이 신통치 않은데도 '머리는 좋지만 노력을 안해서 그렇다'고 말하는 부모라면 특히 숙독할 가치가 있다.
부모편 2백40쪽,9천원.자녀편 2백8쪽,8천5백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