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재테크 포인트] 시중 부동자금 '골드뱅킹'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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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단행됐던 콜금리 인하 이후 한달이 지났다.
아직까지 평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으나 지금까지 나타난 모습을 보면 기대했던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우려했던 부작용이 한꺼번에 노출되고 있다.
예상됐던 대로 금융회사들이 대출금리를 내리는 데 인색했다.
종전과 달리 이번에는 정책당국이 콜금리를 인하한 이후 대출금리가 내려갈 수 있도록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도덕적 설득(moral suasion)을 구해 나갔으나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더 많이 내려 예대마진폭은 콜금리 인하 이전보다 확대됐다.
예대마진폭 확대로 시중자금의 부동화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대부분 금융회사들의 단기 금융상품에 시중자금이 몰렸다.
특히 단기 금융상품인 투신권의 머니마켓펀드(MMF)에 너무 많은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 우려된다.
이같은 현상은 콜금리 인하 이후 물가 수준을 감안한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이 하루만 맡겨도 연 3% 정도의 수익률을 보장해 주는 MMF를 자금의 일시적인 피난처로 활용하고 있음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문제는 금리가 갑작스럽게 상승 기조로 돌아설 경우 시중 자금시장이 커다란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도 이런 점을 중시해 MMF 편입 자산제한요건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앞으로 금리가 상승할 경우 지난해 SK글로벌 카드채 당시처럼 손실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대규모 환매 요구가 빗발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안투자 혹은 대체투자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것도 콜금리 인하 이후 재테크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변화다.
여러가지 대안투자 수단 가운데 콜금리 인하 이후 미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서 국제 금값이 급등함에 따라 골드뱅킹이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콜금리 인하 이후 원화 환율이 하락함에 따라 정책당국의 강력한 규제로 주춤했던 국내 자본의 해외이탈 규모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이처럼 콜금리 인하에 따라 부작용이 심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기대했던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미 국제금융시장에서 '금리인하 무용론'이 제기될 만큼 케인즈언의 전달경로(transmission mechanism·통화 증가→금리 인하→총수요 증가→경기회복)가 작동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는 정책수단은 재고해 봐야 한다.
현재 민간 부문의 유휴 자금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이런 자금이 소비와 투자에 연결될 수 있도록 기업과 국민들에게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정부와 정책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인 경기회복 방안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