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빠른 유가하락이 뉴욕 증시를 밀어 올리고 있다. 지난 3일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7.09포인트 오른 10,592.21,나스닥은 4.39포인트 상승한 2,147.96포인트를 기록했다. 인텔과 IBM의 상승이 돋보였다. 인텔은 4분기 판매 목표를 상향조정했고 IBM은 퍼스컴 사업을 매각키로 결정했다. 한 주 전체로 다우는 0.7%,나스닥은 2.2% 올랐다. 달러급락 우려와 부진한 고용 창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름세로 마감한 것은 유가하락 덕이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42.54달러(WTI기준)까지 떨어졌다. 재고 우려가 가신데다 원유투기로 가격 급등을 부추겼던 헤지펀드들이 원유를 내다팔고 다시 주식시장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유가는 나흘 연속 떨어져 한 주 전체로 무려 14.5%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수요 공급 요인만으로 보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이유가 없었다며 투기적 요인 감소로 인한 가격 하락 또는 안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노동부에서 발표한 11월 고용 통계는 시장에 부담 요인이었다. 당초 새로운 일자리가 20만개 정도 생길 것으로 예상했지만 고작해야 11만2천개 늘어나는데 그쳤다. 소비 같은 몇몇 경제지표들이 시사하는 것 만큼 미국 경제가 그렇게 강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부진한 고용 지표는 내림세에 있는 달러를 더 밀어 내렸다. 최근 달러가치는 극히 취약한 상태다. 약세 요인이 될 만한 뉴스에는 아무리 작더라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유로당 1.3452달러,엔화에 대해선 달러당 1백2.09엔을 기록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달러가치 급락을 막기위한 강한 의지가 없거나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까지 더 낮아지길 기다리고 있지 않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막대한 경상적자를 줄이지 않는한 달러 값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MG파이낸셜 그룹의 통화전략가인 아스라프 라이디는 "달러 값은 14일 FRB가 단기금리를 올리는 전후로 반등할 가능성은 있지만 월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다시 내려갈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번주 투자자들의 관심은 10일 발표되는 11월 도매물가지수 등 인플레 지표들이다. 인플레 지표는 다음주 14일에 열리는 FRB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단기금리조정에 영향을 미친다. 단기금리는 연 2%다. 지난 6월 이후 네차례 올랐다. FRB가 올해 마지막 남은 회의에서도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투자자들은 11월 고용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FRB가 한 차례 쉬길 희망하고 있다. 10월까지 물가상승률이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닌 만큼 추가 인상은 내년 이후에 재개해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