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락녀의 아들로 태어나 '밑바닥 인생'을 극복하고 미국의 국가안보를 책임지게 된 버너드 케릭 미 국토안보부 장관 지명자가 태권도로 정신을 수련했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케릭은 지난 2001년 출간한 자서전 '버려진 아들: 정의를 추구하는 인생'(The lost son: A life in pursuit of justice)에서 주한미군으로 근무할 당시 태권도를 통해 오늘의 자아를 정립했다고 회고했다. 조지 부시 행정부 집권2기의 '테러와의 전쟁'을 진두지휘하게 될 그는 이 자서전에서 "태권도에 몰입하며 스스로를 다스렸다"면서 "한국에서 태권도를 수련한 것이 큰 자산"이라고 밝혔다. 케릭은 지난 74년 12월부터 76년 2월까지 주한미군으로 근무할 당시 '순자'란 이름의 한국인 여성과의 사이에 낳은 딸 리자를 데려오지 못한 것에 대해 "참회하는 마음으로 언젠가 나의 실수를 바로 잡겠다고 기도하며 살아왔다"고 적었다. 케릭은 그의 자서전 가운데 10여페이지를 한국에서의 경험과 느낌을 회고하는데 할애했다. 뉴저지주의 빈민 밀집 지역인 패터슨에서 윤락녀의 아들로 태어난 케릭은 성인이 될 때까지 범죄가 난무하는 빈민굴에서 부모 없이 자란 아이가 흔히 겪게 되는 인생 행로를 걸었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케릭은 '방황하는 청춘시절'을 보내다 군에 입대,주한 미군헌병으로 근무했으며 당시 한국에서 배운 태권도가 자아를 정립하고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 중요한 변수가 됐던 셈이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