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트리플 위칭데이] 프로그램 매수·매도 팽팽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2월물 선물·옵션·개별주식옵션 동시 만기일(트리플 위칭데이)이 9일로 다가오면서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매에 의한 주식 매수와 매도 수요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대규모 프로그램 매수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데 시각을 같이하고 있다.
또 프로그램 매수와 매도가 엇갈리면서 이번주 증시의 왝더독현상(선물시장의 움직임이 현물시장을 뒤흔드는 것)은 더 심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대별된다.
선물과 현물 가격의 차이인 베이시스를 이용해 무위험 수익을 추구하는 차익거래와 선물과 무관하게 15개 이상 종목을 바스켓(주식묶음)으로 거래하는 비차익거래가 있다.
이영 서울증권 연구원은 "이번 만기일의 경우 차익거래는 프로그램 매도를 유발하고,비차익거래는 프로그램 매수를 불러올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차익거래의 경우 잠재적 매물인 매수차익거래(현물매수+선물매도) 잔액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 주말 현재 매수차익거래 잔액은 1조1천5백억원으로,지난주에만 3천억원 정도 늘었다.
황재훈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중 4천억원 안팎은 만기일까지 청산되면서 프로그램 매물을 유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비차익거래는 프로그램 매수 요인이다.
연말 배당을 받기 위한 주식 매수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종합주가지수를 좇도록 고안된 인덱스펀드의 동향이 관건이다.
종합주가지수를 따라가려면 인덱스펀드는 선물을 사거나 주식을 직접 매수해야 한다.
그러나 연말 배당을 받으려면 비차익거래 등을 통해 주식을 꼭 사야 한다.
인덱스펀드가 현재 선물을 보유하고 있어 만기일까지 이를 주식으로 교체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이중 얼마가 실제 이번 만기일 전까지 비차익거래를 통한 프로그램 매수로 유입될지가 관전포인트다.
황 연구원은 "12월·3월 스프레드 가격이 -2.5∼-2.6포인트보다 낮아지면 인덱스펀드는 주식 대신 내년 3월물 선물로 이월(롤오버)하는 전략을 취하고,이보다 높아지면 주식을 사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스프레드 가격이 지난주부터 꾸준히 낮아지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인덱스펀드의 주식 매수 규모는 많아야 3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로그램 매도가 4천억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1천억원가량의 매도 우위가 될 것이란 얘기다.
다만 인덱스펀드가 이번 만기일을 이용해 선물 3월물로 롤오버되더라도 올 연말까지는 배당을 받기 위해 꾸준히 주식 교체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돼 만기일 이후 수급 상황은 오히려 더 좋아지게 되는 측면도 있다.
이 연구원은 "만기일까지 정반대 요인이 충돌하면서 프로그램 매매는 당일 베이시스 스프레드가격 등에 따라 매수와 매도가 되풀이될 전망"이라며 "그만큼 증시의 왝더독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