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온라인 게임 신화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호서대 학부와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테이란' 창업팀.이 팀은 5일 막을 내린 '2004 대한민국 창업대전'에서 자신감이란 수확을 얻었다. 이들이 전시회에 들고 나온 아이템은 온라인 퓨전게임 '세미온(SEMION)'.이 게임은 롤플레잉게임(RPG) 슈팅 액션 등 각 분야별로 이뤄지던 온라인게임을 하나로 통합시킨 새로운 모델로 전시회 기간 내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테이란 팀은 차대영 강민석 홍영기 등 호서대 게임공학과 3,4학년생 6명과 정재규 권병수 등 이 대학 벤처전문대학원생 2명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정재규 대표(29)는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기대 이상으로 많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시회를 찾은 일부 금융회사와 벤처캐피털 관계자들이 투자의향을 내비친 데다 중국의 한 게임업체는 중국 내 합작투자를 제의해 왔다. 이에 따라 테이란 멤버들은 사업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연말까지 그래픽 및 음향을 보완한 뒤 내년 초 자본금 1억원 규모의 법인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면 3월부터는 유료 온라인 서비스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개발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우선 낮에는 각자 수업이 있는 터라 밤을 낮 삼아 개발에 열중할 수밖에 없었던 게 가장 힘들었다. 온라인 게임은 영상과 사운드 등을 실시간으로 조율하면서 만들어야 한다. 때문에 개발자들이 흩어지면 개발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수업이 없는 야간에 주로 밤을 새워가며 개발했다. 보통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새벽 2∼3시까지 학교측이 제공한 10평 남짓한 개발실에서 컴퓨터와 씨름했다. 강민석씨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미팅 한 번 못 하는 등 지치고 힘들 때도 많았다"며 "컵라면으로 야식을 먹으면서 아이디어를 나누었다"고 말했다. 개발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투자자도 없고 그렇다고 집에다 손을 벌릴 수도 없었다. 그래서 찾은 묘안아닌 묘안이 창업대전 참가와 외주개발이다. 이들은 국내에서 열리는 각종 창업대전에 참가,거기서 얻은 상금과 외주개발비로 근근이 개발비를 충당해왔다. 정 대표는 "개발비를 마련하기 위해 부업(외주개발)이 들어올 때는 밤을 꼬박 새워가며 일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희망에 부풀어있다. 이들 누구도 취업을 걱정하지 않는 '예비사장'이기 때문이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