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지난 4월부터 시리즈로 보도해 온 디지털 상인 성공사례를 이번 회로 마감한다. '디지털 상인 육성'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디지털 상인 성공 사례는 그동안 온라인 장터에서 활약하고 있는 25명 거상들의 사업 성공담을 다뤘다. 그러나 업종별 개인별 차이로 사업 노하우가 제각각이어서 예비 창업자들이 염두에 둬야 할 공통 분모를 정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시리즈를 마치면서 디지털 상인들의 성공 요건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마련했다. 레저용품을 팔고 있는 고영욱씨(35?한경 6월21일자 A29면 참조),임산부 옷을 취급하는 주연희씨(36?9월16일자 A30면 참조),사무용가구를 파는 여운창씨(28?7월29일자 A30면 참조) 등 옥션 추천 3명과 배동철 옥션 이사 등 4명이 참석했다. 본사 박주병 생활경제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서 이들은 디지털 상인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있는 틈새시장을 발굴해 나름의 노하우를 축적하며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상인으로 성공하려면 우선 좋은 물건을 얼마나 싸게 매입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사업 초기에 물건을 주는 곳이 없어 포천 마석 등 가구단지를 매일 드나들며 사장님들과 '눈도장'을 찍었다. 처음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조금씩 물건을 떼는 대신 항상 현금결제를 원칙으로 했다. 신용이 좋다는 소문이 업계에 퍼지자 물건을 좋은 조건에 주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여운창) -유행이 매우 빨리 변하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대박'을 터트리려면 시장에서 뜨기 직전의 상품을 발굴해야 한다. 시장트렌드 변화에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한다. 확신이 서지 않으면 처음에 소량 주문해 시장반응을 살피는 것도 유행예측 실패의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고영욱) "백화점이나 국내외 인터넷쇼핑몰을 수시로 둘러보며 유행할 아이템에 대한 감각을 기르고 있다. 신세대 임산부는 패션에 신경을 많이 써 TV드라마를 보며 연예인이 어떤 옷을 입는지도 꼼꼼히 체크한다."(주연희) -단골 고객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 있다면. "고객들이 의문이 생기지 않도록 물품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해서 등록하는 게 우선 중요하다. 게시판이나 전화로 문의가 들어오면 일단 고객관리에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고영욱) "품목이 의류이다보니 단순변심에 의한 반품이 많다. 이런 경우 속이 많이 상하지만 눈을 질끈 감고 무조건 반품해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반품은 당장 손해인 것 같지만 이들이 단골이 돼 앞으로 물건을 사고 입소문까지 내주므로 긍정적 효과는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주연희) -재고관리를 잘못해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진다는 말이 있다. 어떻게 관리하나. "시장조사를 잘 해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면 재고 부담이 없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우리회사의 경우 일부는 레저용품업체와 판매대행계약을 맺고 있고,일부는 직접 매입하고 있다. 판매대행의 경우 재고부담이 없으나 마진이 적다. 이 둘의 비율을 적정히 유지함으로써 위험과 수익률을 조정한다."(고영욱) "의류는 제철이 지나면 쓸모가 없어 재고에 많은 신경을 쓴다. 재고는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다. 악성재고는 사은품 등으로 과감히 뿌려 버리는 결단이 필요하다."(주연희) -적정 마진을 남기는 비법이 있나. "요즘 인터넷에선 십원 백원 단위로 가격경쟁을 한다. 더러는 역마진을 감수하고 싸움을 걸어 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싸움은 결국 둘 다 죽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래서 적정 마진을 포기해야 하는 경쟁은 가급적 피하고 있다. 대신 서비스 등 비가격경쟁에서 차별화하고 있다."(주연희) "제품의 절반 이상을 직접 공장에서 주문 생산해 가격경쟁력과 마진을 확보하고 있다."(여운창) -가격 서비스 이외의 차별화 전략을 꼽는다면. "배송에 신경을 많이 쓴다. 고객들은 신속한 배송에 감동하는 편이다. 잘못된 배송은 얼핏 택배사 문제로 돌릴 수 있지만 결국 소비자들의 불만은 판매자에게 쏟아지게 된다. 택배사 선정에 신중을 기울이고 배송담당 직원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특별히 신경써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영욱) -인터넷 창업의 가장 큰 장점을 꼽는다면. "현금결제가 원칙이어서 자금흐름이 좋다."(고영욱) "광고·홍보효과도 무시 못한다. 인터넷에서 물건을 파는 것 자체가 홍보다. 사업 초기엔 취급품목이 사무용가구이다보니 인터넷 영업에 한계가 있었다. 온라인에서 이름이 알려진 현재는 오프라인의 직거래 주문이 온라인매출의 2∼3배에 달하고 있다."(여운창) -인터넷 창업을 준비 중인 초보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이미 포화상태인 시장에는 절대 뛰어들지 말아야 한다. 남들이 팔지 않는 독창적인 아이템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주연희) "전문가만이 창업에 성공할 수 있다. 인터넷관련 지식으로 철저히 무장한 후 창업에 나서야 한다."(고영욱) "취급품목을 가구에서 의류 등 분야로 확장했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한 가지 아이템에만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여운창) 정리=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