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반도체 등과 함께 우리나라의 첨단 산업기술로 손꼽히고 있는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관련 핵심 기술을 대만으로 유출하려던 국내 연구원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컴퓨터수사부(이득홍 부장검사)는 5일 6세대 LCD 컬러필터 공정기술을 빼내 대만업체로 전직하려 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유모씨(36) 등 국내 유명 LCD 제조업체 A사 전 직원 2명을 구속기소하고 김모씨(34)는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들의 전직을 제안한 국내 벤처업체 대표 차모씨(44)도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하는 한편 차씨의 회사에 3백억원을 투자하면서 기술 유출과 함께 자신의 회사로 전직할 연구원들을 모아줄 것을 부탁한 대만 내 반도체 업체 고위 임원 주모씨를 피의자 자격으로 검찰에 출두할 것을 통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 등은 올 6월 'LCD관련 고도 기술인력을 영입해달라'는 대만업체의 부탁을 받은 차씨가 고액연봉을 제안하자 전직을 결심한 뒤 7월 회사 컴퓨터망에 접속해 6세대 TFT-LCD 제조기술 자료를 개인용 하드디스크드라이브(USB)에 담아 빼낸 혐의다. 검찰은 이들이 빼낸 자료들을 모두 압수해 현재까지 대만회사로의 기술유출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들이 넘기려 한 기술은 6세대 LCD 화면(1.5？1.85m)에 천연색상을 구현하는 컬러필터 제조와 관련된 것으로 연구개발비만 3천7백억원이 소요됐다. 6세대 LCD 규격은 유출을 시도한 대만회사가 생산하고 있는 4세대 화면크기(68？88cm)의 약 4.6배에 이르기 때문에 수년 간의 기술격차가 있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자신이 일하던 회사가 보유한 항생제 중간체 제조기술 등을 중국 회사로 넘긴 뒤 중국회사로부터 3억원 상당의 제품을 역수입해 판매한 혐의로 국내 약품업체 B사 전 직원 김모씨(46)를 구속기소하고,공범 이모씨(47)를 불구속기소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