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드라이버샷 거리가 15∼20야드 늘었다.


동료 프로들이 '나이는 들어가는데 어떻게 거리가 늘 수 있느냐'며 의아해했다.


내 노하우를 아마추어 골퍼들도 한 번 시험해보기 바란다.


나는 드라이버샷 거리를 늘리기 위해 구질을 '페이드'에서 '드로'로 바꿨다.


이를 위해 왼발이 오른발보다 뒤쪽에 오는 오픈 스탠스를 오른발이 왼발보다 뒤에 있는 클로즈드 스탠스로 바꿨다.


드로는 페이드보다 거리면에서 유리하다.


왜냐하면 오픈 스탠스는 아무래도 볼을 깎아 치게 되고 그러면 볼에 스핀이 먹어 거리가 줄기 때문이다.


그러나 클로즈드 스탠스는 볼을 맞히는 순간 왼쪽 벽이 단단히 형성되면서 볼을 강하게 때리게 되고 이는 드로로 연결돼 낙하한 후 런이 많아진다.


주의할 점은 단번에 구질을 페이드에서 드로로 바꾸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나는 구질을 바꾸는 데 1년 정도 걸렸다.


오픈 스탠스에서 바로 클로즈드 스탠스로 가지 않고 중간 단계의 스퀘어 스탠스를 거쳤다.


스탠스를 바꾸면 처음에는 힘이 들어가고 머리도 빨리 드는 등 문제점이 발생한다.


나는 약 30년간의 프로생활을 하면서 거의 OB를 내지 않았는데 올해는 드로 구질로 인해 몇 차례 OB를 냈다.


드로가 심하게 걸려 훅이 나면 볼이 코스 왼쪽의 위험지역으로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구질이 바뀌면 코스 공략법도 달라져야 한다.


따라서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꾸려 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마추어 골퍼들 중에는 거리가 나지 않는다고 클럽이나 스윙을 바꾸려고 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내 경험으로 보면 스탠스를 바꿔 드로 구질을 내는 것만으로도 거리를 늘릴 수 있다.


정리=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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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1955년 1월4일생 △1977년 프로입문 △프로통산 우승횟수 42승(국내 최다승) △계약:빠제로 △소속:남서울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