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과목의 위상은 입시제도가 변하면서 더욱 더 떨어졌다. 지난달 17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는 경제·경제지리 등 경제와 관련된 과목이 사회탐구의 11개 선택과목 중 하나로만 다뤄졌다. 이전까지만 해도 수능에 일부라도 출제돼 싫든 좋든 경제과목을 공부해야 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6일 온라인 교육업체 비타에듀에 따르면 수능에서 사회탐구를 응시한 회원 1만6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경제과목을 선택한 학생 비율은 전체 학생의 22.8%에 그쳤다. 이는 지난 9월 치러졌던 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 때 경제과목 응시자 비율(24.4%)보다 1.6%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이공계 진학자나 언어영역과 수리영역만을 반영하는 대학에 응시한 수험생은 사회탐구 과목을 선택하지 않기 때문에 전체 수능 응시자 가운데 10명 중 1명꼴로 경제과목 시험을 치른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와 지리 통합교과 과목인 '경제지리'를 택하는 학생은 거의 없을 정도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체 사회탐구 응시자의 8.9%만이 경제지리에 응시했다. N 포털사이트에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경제지리는 출판사에서 아예 문제집을 만들지도 않는 경우도 많다"며 "일부 학생들이 처음에는 경제지리를 선택해 보려고 하지만 공부하기 힘들어서라도 과목을 바꾸게 된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양 백영고등학교 문숭봉 교사는 "선택형 수능 실시로 학생 부담을 줄여주는 것도 좋지만 경제나 국사 같은 과목은 어떤 방식으로든 입시에서 반영률을 높여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학생들이 아예 과목에 대해 흥미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