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비만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가 국내 연구팀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비만 환자의 체질에 맞춰 맞춤형으로 비만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강재헌 교수팀은 바이오 기업인 파마코디자인과 공동으로 20∼50대 1천18명을 대상으로 비만과 유전자 변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인은 ADRB3 유전자와 MTHFR 유전자가 변이돼 비만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6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비만과 관련 있는 유전자는 70여개가 있으며 UCP 계열의 유전자가 변이될 경우 비만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로 한국인에게 비만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의 종류가 다른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연구 팀은 신체 에너지 소비와 관련이 있는 유전자 ADRB3가 변이되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비만에 걸릴 확률이 2.6배 높아지며,동맥경화 질환과 관련이 있는 MTHFR가 변이되면 과체중으로 이어질 확률이 2배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ADRB3 유전자가 변이되면 운동을 해도 살이 안 빠지며 이 경우에는 식사 요법과 교감신경계를 조절하는 비만치료를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이번 연구로 난치성 비만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만 환자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치료하는 맞춤형 비만치료가 가능하게 됐다"며 "유전자 변이를 극복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