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증시등락을 결정하는 주요변수가 프로그램매매일 정도로 국내주식시장은 수급주체공백에 시달리는 상황입니다. 특히 한국시장을 주도해왔던 외국인은 4분기들어 누적순매도 규모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오늘 마켓포커스시간에는 외국인 순매도 배경과 전망을 짚어보겠습니다. 한정연 기자, 먼저 외국인투자자의 주식매매현황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외국인투자자는 오늘을 포함해 최근 11일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지난 10월부터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9월 한달 외국인 누적순매수는 8천억원에 가까웠지만 10월이 되면서 1조5천400억원에 육박했습니다. 외국인의 주식투자자금도 10월 유출액이 사상 2번째를 기록했습니다. 외국인은 96억4천만달러를 한국 주식시장에 유입한 반면 111억7천만달러 우리돈으로 약 12조원 가량을 빼내었습니다. 순유출규모가 15억2천만달러입니다. 이후 11월 역시 한국증시에서 순매도를 나타내며 거래소시장에서 3천3백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고 12월들어서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22일부터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어제까지 거래소시장에서 모두 7천712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습니다. 오늘도 장 초반 100억원이 넘는 순매수로 출발했지만 오후들면서 결국 매도우위로 전환됐습니다. [앵커] 주식시장에서 외국계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데, 한국관련펀드 역시 그렇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한국관련 4대뮤추얼펀드로는 지난 4주 연속 1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습니다. 지난주에만 한국관련펀드 전체로 10억7천만달러가 들어왔습니다. 4주 이동평균 금액은 13억3천달러로 오히려 지난 2000년 이후 세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이처럼 기록적인 자금유입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매매패턴에는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외국인 매매와 상관관계가 높았던 뮤추얼펀드 동향의 설명력이 약화되는 조금은 기이한 현상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펀드로 외국계 자금이 들어오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주식시장에서 매도우위를 보이는 이유는 뭔까요? [기자] 일단 한국관련펀드로 외국계자금이 유입되는 가장 큰 이유는 여전히 낮은 미국 금리수준과 달러약세의 지속으로 해외자금이 신흥시장과 주식시장에 재유입되는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4분기부터 나타난 중요한 현상 가운데 하나가 이머징마켓과 관련된 펀드에 자금이 총체적으로 들어오더라도 국가별로 이벤트가 있는 곳에서만 주식을 산다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최근 달러화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금값이 오르자 남아공쪽의 주식매수가 확연히 늘었으며 MSCI 비중확대가 있었던 대만시장에서도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특별한 모멘텀이 없고 내수나 수출에서도 회복기미가 뚜렷하지 않은 곳에서는 오히려 매도우위였다는 것입니다. 외국계 증권사에서 한국주식이 확실한 저평가상태이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특별한 매력이 없다고 말하는 것의 의미를 한번쯤 되새겨봐야 겠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주식시장 시가총액에서 외국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42.7% 가량 됩니다. 올 초 40%대였던 시가총액비중을 43%까지 늘린뒤 외국인은 항상 비슷한 수준을 지켜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메리트가 없다면 현재 외국인 비중이 최대수준인 한국시장에서 주식을 더 사들일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밖에 환차익도 외국인 주식매도의 한 몫을 한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10월이후 환율이 급락하면서 2달만에 115원이나 하락했습니다. 환율이 하락하면서 외국인의 주식매도도 증가해 외국인은 환차익과 함께 주가시세차익까지 볼 수 있었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앞으로 외국인 매매는 어떻게 될까요? 한국증시를 이탈하는 것으로 분석됩니까? [기자] 한국증시 이탈이라는 극단적인 경우가 나타날 가능은 낮다는 것이 증권가의 중론입니다. 물론 외국계 가운데 대체로 활동 혹은 다이내믹한 자금으로 분류되는 유럽계 자금이 한국물 포지션 축소로 돌아설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증시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미국계 자금, 우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의 50%를 차지하고 있죠? 이 미국계 자금은 미증시의 풍부한 유동성을 감안할때 현재 국내증시에서 급격히 이탈할 확률이 낮습니다. 따라서 외국계의 대규모 순매도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 대다수입니다. 한편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현재 외국인의 한국시장 보유율이 더 이상 늘어나기에는 부담스러운 만큼 매수유입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필요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당분간 외국인의 중립적인 시각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번 금통위에서의 금리인하와 적극적인 경제부양의지 표명이 한번에 나와준다면 단기간에 900선 돌파도 가능하다는 분석입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