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체제붕괴 원해 북한 위기느껴" ‥노, 프랑스동포와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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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대북 관련 발언이 핵문제에서 체제 문제로 옮겨가면서 '강도'도 연일 높아지고 있다.
내용도 정교한 논리와 철학을 드러내며 좀 더 구체화됐다.
지난달 28일 이후 라오스 영국 폴란드 프랑스에서 연일 핵문제를 거론하며 6자회담의 틀 내에서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고 한국 주도론도 갈수록 강하게 내세워 주목된다.
미국에는 무력수단이 아닌 외교적 해법을,북한에는 6자회담 조기 복귀를 각각 촉구하는 것이 그간 노 대통령의 일관된 메시지였다.
그러나 6일 프랑스 동포간담회에서는 북한의 체제 붕괴문제에 대한 견해와 전략까지 드러내 북핵해법을 총결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일 폴란드 동포간담회에서 "북한이 붕괴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밝힌 노 대통령은 프랑스 동포간담회에서는 "미국과 일부 서구국가들이 북한체제는 결국 무너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더 불안해하고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북한체제를 놓고 한국 중국은 유지를 바라고 일부 국가와 일부 사람들은 붕괴를 바란다는 분석도 내놓으면서 이 때문에 (북핵 해결에) 손발이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체제유지 문제에서 한·중이 미국을 비롯한 일부 서구국가들과 바라는 바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논란이 빚어지자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일부 국가라는 표현은 그 나라의 정부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그 국가 내부의 일부 사람들,일부 목소리가 있다는 취지의 얘기"라며 "지금까지 했던 얘기와 같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시 행정부(미국 정부)가 아니라 미 학계나 비정부 사이드에서 매우 강경한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언급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대북 강경론자들인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을 겨냥했다는 주장이지만 북체제 문제에 대한 양분은 결국 미국의 대북 무력사용을 사전에 원천 차단하면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파리=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