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덕분에 한 생명이 살아났어요."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삶은 고달프다. 특히 불법체류자들은 언제 강제출국을 당할지 몰라 노심초사하며 하루하루를 불안속에서 살아간다.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항의도 못하고 속으로 삭이며 살아간다. 몽골에서 "코리안 드림"을 이루려 한국에 온 뭉크바야르(40)씨와 두야(40)씨는 동료들보다 시련이 하나 더 겹쳤다. 지난 1월 정상분만일보다 2개월 일찍 태어난 딜게른(1)이 심장엔 구멍이 나 있고 귀도 자라다 만 미숙아였던 것. 뭉크바야르 부부는 억장이 무너지는 듯 했다. 아이를 치료해야 했지만 모아놓은 돈도 없었고 신분도 불안정해 막막하기만 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을 준 것이 현대자동차와 외국인 노동자 복지기관인 희년공제회였다. 현대자동차가 희년공제회에 기탁한 기금으로 딜게른은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희년공제회는 내년에도 딜게른의 마무리 수술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사람들의 따뜻한 인정에 너무 감사합니다. 아이 생명 걱정이 덜어진 덕분에 생계에 전념할 수 있게 되면서 우리 가족 모두 희망을 갖고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일요일인 5일 딜게른의 건강검진을 위해 서울 구로구 희년공제회 사무실을 찾은 뭉크바야르씨는 감사의 눈물을 글썽였다. 뭉크바야르씨는 경기도 화성시 인근의 공장에서 일하고 있고 부인 두야씨는 딜게른을 돌보느라 일을 쉬고 있다. 이전에 둘이 벌던 것을 혼자 벌려니 생활이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자식의 생명을 건졌다는 생각에 생활이 조금더 힘들어진 것은 얼마든지 이겨나갈 수 있다면서 서투른 한국말로 "아직 가난하지만 마음은 행복합니다"라면서 겸연쩍게 웃었다. 당초 올해말에 귀국하려던 계획도 아이치료때문에 돈을 모으지못해 1년뒤로 미뤘다. 딜게른의 사례에서 보듯이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의 사회공헌은 저소득층 복지 부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계시장을 상대로 차를 수출하는 글로벌기업답게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에 신경을 많이 쓴다. 현대차그룹은 출고차량 한대 당 일정량의 우유나 쌀을 적립해 저소득 가정을 돕고 있다. 재활용품을 판매해 불우이웃을 돕는 비영리단체인 '아름다운 가게'에 대형 트럭을 기증,움직이는 '아름다운가게 1호'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금년에는 교통사고 유자녀와 외국인노동자 돕기에 주력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교통사고 장애인에게 의료비와 재활보조용품을 지원했고 외국인 노동자의 응급 의료비와 보육사업도 도왔다. 작년 사회복지를 위해 내놓은 돈이 1백81억5천3백만원에 달한다. 직접적인 지원활동 외에도 그룹사내에 사회공헌을 위한 자선봉사 동아리들을 활용한 간접 지원활동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현재 아카시아회 새마음회 곰두리회 늘푸른봉사회 등록현혈봉사회 등대회 적십자봉사회 등 순수 자원봉사 동아리만 20여개에 달한다. 현대자동차의 여직원 모임인 아카시아회의 경우 이웃돕기 참여를 원하는 직원의 급여에서 매달 1천원 미만 금액을 적립해 불우이웃돕기,장학금 등에 성금을 기부하는 '천(千)사랑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는 이 외에도 △산학협력 및 장학금 지원,연구단체 및 학술단체 지원 등의 학술교육 △각종 문화행사 협찬 등의 예술지원 △국제단체 지원을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의 국제교류 △주요 체육행사 지원과 같은 체육진흥분야 등 여러 분야에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그룹의 사회공헌활동은 내년에 '업그레이드'된다. 그 동안 계열사별로 실시해온 각종 사회공헌활동을 그룹 차원으로 통합해서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사내 사회공헌활동을 총괄하는 '사회공헌활동협의회'도 만들기로 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연말을 맞아 다양한 '불우이웃 돕기 활동'을 펼친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임직원은 연말연시를 맞아 불우이웃돕기 성금 7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하는 한편 전 임직원들이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면서 10억원 상당의 각종 생활필수품을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달키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또 이달 6일부터 24일까지를 사회봉사 주간으로 정하고 전임직원들이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 생필품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이 기간 전국 계열사 사업장 임직원들은 소년소녀가장,독거노인 등 소외계층 4만 가구에 쌀을 나눠주는 '행복한 겨울 만들기-사랑의 쌀 나누기'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