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30년의 신화를 이룬 삼성전자가 "메모리.시스템LSI(비메모리) 동반 성장"라는 또 다른 30년의 신화 도전에 나선다. 반도체 불모지에서 출발,30년만에 부동의 세계 1위 메모리 업체로 성장한 삼성전자는 메모리의 아성을 지키는 동시에 "모바일"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초일류 종합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3년 이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요지부동의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4.9%. 2위 미국 마이크론(10.0%)과 3위 유럽 인피니언(8.3%)의 점유율을 합쳐도 삼성전자의 4분의 3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모두 포함하는 전체 반도체 시장은 아직까지 인텔(15.3%)이 최강자.메모리 부문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5.9%의 시장점유율로 인텔을 추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07년까지 모바일 분야 5대 핵심 반도체(모바일 CPU,디스플레이 구동칩,CMOS 이미지센서,모바일용 메모리,칩 카드 IC 등)에서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텔의 아성을 깨뜨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나노기술 절대강자 지킨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지난 9월 올해의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60나노,8기가 반도체 시대를 열었다"고 발표했다. 60나노는 머리카락 두께 2천분의 1 정도의 회로선폭을 뜻한다. 세계 반도체 업계의 나노기술을 주도해온 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 세계 최초로 1백나노 기술을 개발한데 이어 매년 90나노,70나노,60나노 등으로 세계 기록을 새롭게 경신해왔다. 특히 올해 60나노 개발은 지난해 70나노 개발 당시 1년 정도였던 경쟁업체와의 기술격차를 더욱 확대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8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매년 반도체의 집적도가 1년에 두배씩 증가한다는 '메모리 신성장론'을 5년 연속 실현한 것이다. 8기가 낸드플래시 1개에는 신문 6만4천장 분량에 해당하는 정보를 담을 수 있다. 황 사장은 "반도체 업체들은 대용량 제품을 먼저 내놓아 초기에 시장을 선점하고 생산성 향상에 따른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세회로 기술,특히 나노기술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나노기술 절대강자'의 자리를 지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메모리,모바일 성장엔진 단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사업 육성을 위해 '모바일 성장엔진'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불규칙적이고 불연속적인 IT산업의 흐름 속에서도 최근 일관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이란 화두에 집중해야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반도체 사업의 성장률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80%로 반도체 업체 중 최고를 기록,세계 1위 반도체 업체 인텔과의 격차를 지속적으로 줄여가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수년 전부터 모바일화에 대비,착실히 준비해온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