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의 의도는 뭔가.올해 내에 달러당 1천원벽이 깨질까." 6일 엔·달러 환율 1백2엔이 무너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1천40원대를 위협받는 등 환율하락 행진이 다시 속도를 내면서 시장참가자들의 당혹감도 커지고 있다. 딜러들 사이에서는 당국이 개입할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하락속도가 가파른 상태여서 올해 안에 1천원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재정경제부로부터 시장개입 바통을 이어받은 한국은행이 '진짜 게임'은 아직 시작도 안했으며,따라서 반등이 가까워진 것 아니냐는 반론도 나온다. ◆악재에 민감,호재엔 둔감 이날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8원 가량 떨어져 1천37원대로까지 내려앉았으나,막판 한은의 개입으로 1천40원90전으로 소폭 반등하는 데 그쳤다. 당초 18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 미국의 신규 고용이 11만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자 엔·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치(1백1.83엔)에 근접한 1백1.89엔까지 떨어지면서 그 여파가 원·달러 환율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매수세력을 꼬집어 말할 수 없을 정도다.국제 시장에서 달러가 악재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호재에는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매도만 존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엔·달러 환율보다 원·달러 환율 하락폭이 더 크게 떨어지면서 1천50원을 웃돌던 원·엔 환율은 1백엔당 1천1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작년 10월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이후 지속됐던 디커플링 상태에서 벗어나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는 게 딜러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황태연 LG선물 연구위원은 "수년간 환율과 무역수지 관계를 분석해본 결과 원·달러 환율보다 원·엔 환율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두 달의 시차를 두고 무역수지에 악영향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1천원 밑으로 내려갈까 딜러들은 일단 1천원대에서 강한 저항선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진우 농협선물 부장은 "내릴 만큼 내린 상황에서 결국 외환당국의 적극적 개입이 언제 이뤄지는지가 관건"이라며 "당장 1천원 밑으로까지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동안 떨어지는 물량을 받아내는 수준에 그쳤던 당국이 1천원선에서는 사활을 건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1천1백40원이 깨진 이후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천1백원,1천80원,1천50원이 모두 허무하게 무너졌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여건이 조성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지선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올해내에 세자릿수 환율까지 내려간 이후 미미한 반등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씨티은행도 내년 환율이 1천원 이하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