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열린 '반도체 전략회의'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은 무척 고무된 표정이었다. 그의 얼굴에는 지난 30년간의 반도체사업이 얼마나 고된 모험의 연속이었는지 잘 나타나 있었다. 이 회장은 "반도체 사업 진출 당시 경영진들이 'TV도 제대로 못 만드는데 너무 최첨단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만류했지만 천연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와 기업이 앞으로 살아남을 길은 머리를 쓰는 하이테크 산업밖에 없다고 생각해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다"며 반도체 사업 진출을 결정할 때 어려웠던 상황을 회고했다. 이 회장은 '반도체 사업의 특성은 타이밍'이라는 평소 생각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반도체에서는 시기를 놓치면 기회손실이 큰 만큼 선점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반도체 사업에서의 이 회장의 탁월한 리더십은 '삼성 30년 반도체 신화'의 가장 중요한 성공 포인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의 리더십은 △지난 74년 한국반도체 부천공장 인수를 통한 반도체 사업 진출 △83년 D램 2라인 건설 당시 '웨이퍼 크기'결정 △세계 최초 8인치 웨이퍼 도입 등 반도체 사업의 변곡점마다 빛을 발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