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 대상] (기고) e비즈 왜 필요한가 .. 김종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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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희 < 한국전자거래진흥원 원장 >
"e비즈니스는 더 이상 매력적인 연구 대상이 아니다."
e비즈니스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한 애널리스트는 이렇게 답변했다.
e비즈니스는 아무것도 아니란 말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e비즈니스는 이미 'e'비즈니스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더 이상 '비즈니스'와 구분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런데도 e비즈니스는 여전히 우리 기업들엔 어려운 문제다.
광범위하고 이상적인 개념인 셈이다.
하지만 어쩌면 이는 우리가 만들어낸 환상일지도 모른다.
e비즈니스는 우리가 도달해야 할 목적과 이상이 아니라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업 스스로 추진해야 할 또 하나의 수단이자 전략이다.
e비즈니스는 더 이상 잡히지도 않는 이상이 아니라 실제다.
다만 이 사실을 깨닫는 데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특히 경기침체가 지속돼 e비즈니스에 대한 관심도,그 효과에 대한 신뢰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투자도 망설여질 것이다.
이미 열풍에 휘말려 e비즈니스 도입에 열을 올렸던 업체들의 쓰디쓴 실패 사례도 흔하게 보아온 터이다.
큰 맘 먹고 투자를 했는데 기대했던 만큼 효과가 오르지 않을 수 있다.
달라진 시스템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e비즈니스를 '여건이 허락된다면 한번쯤 추진해볼 수 있는 2차적인 전략'으로 취급해 버리고 만다.
그러나 e비즈니스를 도입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인 기업은 분명 있다.
미국 컴퓨터 회사 델은 집요하게 e비즈니스를 추진해 매출을 20배로 늘렸다.
KT도 전자구매시스템을 도입,연간 1백12억원의 구매비를 절감했다.
납기일 단축 등 업무 간소화 및 효율화 성과까지 거두었다.
중소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을 도입해 재고관리 영업관리 등에서 시간과 비용을 절감했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e비즈니스 투자를 게을리할 수 없는 당위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발로만 뛰는 기업보다 다른 수단을 통해 더 빨리 움직이는 기업이 있다면 전자는 후자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더 빠른 경영시스템을 갖춘 기업이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을 내리고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투명경영으로 신뢰까지 얻게 된다면,그래서 더 많은 고객과 거래처를 확보해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어느 누가 감히 이 기업과 대적할 수 있겠는가.
어렵다고 외면할 수 없는 것이 e비즈니스다.
e비즈니스는 관행과 시스템을 혁신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e비즈니스가 필요한가' '과연 효과가 있을까' 반문할 시기는 지났다.
e비즈니스는 여유 있을 때 고려해볼 만한 선택사항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요소다.
불황이 지속돼 긴축경영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자칫 e비즈니스가 뒷전으로 밀릴 수도 있다.
그러나 e비즈니스 투자를 축소하는 것은 옳지 않다.
얼마 지나지 않아 투자를 회피한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