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최인호 소설 원작KBS2 TV 사극 `해신'(海神)이 방영 개시된 것과 맞물려 장보고 활동 주무대인 바다가 한반도 지정학에서 갖는 의미를 되새기고자 하는 특별전이 마련된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홍남)은 재단법인 해상왕장보고기념사업회(회장 김재철)와 공동으로 15일부터 내년 2월14일까지 `한반도와 바다'를 주제로 하는 특별전을이 박물관에서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고지도와 회화자료, 해저 출토품, 전남 완도 청해진 유적 출토품을비롯한 바다 관련 유물 100여 점이 출품된다. 고지도와 회화자료를 통해서는 우리 조상들에게 인식된 바다는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조선전기에 세계전도로 제작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 1402년. 모사도)라든가 조선후기 화가 백은배 그림 산수도(山水圖)가 구상화한 바다는굵은 선으로 강조된 넘실대는 파도 형상이 두드러진다. 반면 백은배의 또 다른 작품인 해상군선도(海上群仙圖)나 이인상의 신선도해도(神仙渡海圖) 등에 표현된 바다는 선계(仙界)라는 공간으로 설정된다. 이번 특별전은 또 바다가 문화교류의 길이었음을 부각하기 위해 신안해저유물을비롯해 서남해안 각지에서 발견된 바다 관련 유물을 한 코너에 모았다. 이 지점에서 비로소 장보고와 그가 이룩한 문화의 흔적인 청해진 유적 출토 유물이 등장한다. 청해진을 본거지로 9세기 동아시아 해상무역을 좌지우지했던 그는바다가 장애가 아니라 소통로임을 훌륭하게 보여주었다. 황비창천(煌丕昌天)이라는 문구가 들어 있는 항해도문동경(航海圖紋銅鏡. 국립청주박물관 소장)이라는 고려시대 구리거울은 주목을 요한다. 이 동경은 배 한 척이 돛을 달고 파도를 가르며 지나가고 그 앞에는 머리를 치켜들고 꿈틀거리는 한 마리 용을 형상화하고 있다. 파도가 굽이치는 망망대해가 그배경을 이루고 있다. 중요민속자료 제240호인 제주 내왓당 천자또마노라(天子位. 제주대박물관 소장)라고 하는 조선시대 무신도는 구좌읍 송당신(松堂神)의 아들로서 동해 용왕국에 표착해 용왕 막내딸을 부인으로 삼고는 강남 천자국에 들어가 변란을 평정하고 제주로돌아온 영웅신 천자또마노라의 권능과 영력을 표현한 전시품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