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초 미국의 휴양지인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아트바젤 마이애미 아트페어는 미술계에서 '물 좋기'로 소문난 곳이다.


겨울 추위를 피해 이 곳으로 휴양 온 미국 유럽의 컬렉터들이 미술품을 구입하는 데 전혀 돈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일(한국시간)부터 6일까지 미국 마이애미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아트페어는 이런 소문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실감케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제갤러리와 카이스갤러리가 참여했는데 현지 신문인 '아트 뉴스페이어'지는 지난 3일자에서 한국 일부 작가들의 작품이 매진됐다는 내용과 함께 한국 화랑 및 참여 작가들의 특징을 자세히 소개했다.


국제갤러리의 경우 2일 열린 프레스데이 때 해외에도 잘 알려진 전광영의 '집합' 시리즈와 이불의 설치작품인 '사이보그' 및 평면회화가 매진됐고 조덕현 정수진 등의 작품들도 상당수 판매됐다.


올해 처음 참가한 카이스의 경우 해외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신예 작가들의 작품을 출품했는데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청바지를 재료로 쓰는 최소영과 머리카락을 이용해 설치작업을 하는 함연주의 작품들이 동났고 자개를 이용한 김유선과 극소형 조각품을 출품한 이동욱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유명분 카이스갤러리 대표는 "최소영의 경우 출품한 10점이 이틀만에 팔렸고 20여명의 고객들로부터 추가 주문을 받은 상태"라며 "청바지를 재료로 쓴 것에 컬렉터들이 신기해한다"고 밝혔다.


국제갤러리와 카이스갤러리가 전시기간 중 판매한 국내 작가들의 작품은 30여점으로 판매가격만 20만달러를 훌쩍 넘는다.


올해의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 세계 1백75개 참여 화랑 대부분이 출품작의 60% 이상을 판매하는 등 예년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런던의 주다갤러리 등 일부 대형 화랑들은 공식 오픈 전날인 2일 프레스데이 때 전 출품작이 한시간도 안돼 매진되기도 했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대표는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초강세를 유지함에 따라 유럽지역 고객들이 대거 몰려와 작품 구입에 나선 게 예년과 다른 점"이라고 밝혔다.


쾰른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피악(파리) 등 주요 국제아트페어가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데도 유독 마이애미 시장이 각광받고 있는 것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유럽지역 메이저 화랑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다 다국적 기업들과 지자체(마이애미시)도 각종 행사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이 아트페어에는 메인 스폰서인 다국적 금융그룹 UBS를 비롯해 BMW 불가리 다비도프 등이 행사기간 중 매일 특급호텔에서 열리는 각종 파티의 모든 경비를 지원한다.


마이애미(미국)=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