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5기.'


위창수(32·미국명 찰리위)가 '지옥의 레이스'를 통과하며 한국인 세번째의 미국PGA투어 멤버가 됐다.


지난 95년 이후 10년동안 다섯차례 도전한 끝에 이룬 결실이다.


위창수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웨스트골프장 스타디움코스(파72·길이 7천2백34야드)에서 끝난 2004미PGA 퀄리파잉토너먼트에서 6라운드 합계 7언더파 4백25타(68·72·73·70·74·68)를 기록했다.


공동 26위(10명)로 합격선에 턱걸이한 위창수는 공동 30위 이내에 든 35명에게 주는 내년 미PGA 투어카드(풀시드)를 획득했다.


위창수는 이로써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 나상욱(21·코오롱엘로드)에 이어 한국 남자골퍼로는 세번째로 미PGA 투어프로가 됐다.


위창수는 2005시즌에 메이저대회급을 제외한 30여개 투어 대회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주니어시절 우즈와 친분


지난 72년 서울에서 태어난 위창수는 11세때인 82년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갔다.


그곳에서 사업을 하던 아버지(위정호씨)를 따라 골프장을 오가며 클럽을 잡게 됐다.


골프입문 2년 후 70타대 초반을 치며 주니어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그의 스승은 펄신의 아버지 신재호씨.체계적인 레슨을 받은 후 주니어대회에서 8연속 우승을 하는등 놀라운 성장을 했으며 고교시절인 지난 90년 17세의 나이로 캘리포니아주 아마추어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모중경과 함께 네바다주립대에 골프특기생으로 입학한 뒤 3학년때 UC버클리로 옮겨 골프와 학업을 병행했다.


위창수가 95년 미국대학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우승하면서 '미국대학대표'로 뽑힐 당시 타이거 우즈도 스탠퍼드대학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위창수는 우즈와 함께 미국대표팀에 선발돼 더 친하게 됐고,지금도 만나면 서로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인사하는 사이다.


◆한국인 세번째의 미PGA투어프로가 되기까지


위창수는 대학졸업 후 95년 프로로 전향해 곧바로 그해 미PGA투어 Q스쿨에 응시했으나 최종전에서 1타차로 풀시드를 받지 못했다.


97년 APGA투어 Q스쿨에 수석합격한 직후 콸라룸푸르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위창수는 98년 다시 미국 투어에 도전장을 냈으나 공동 75위를 하며 또2부(바이닷컴)투어로 밀려났다.


그는 아시아와 유럽투어에 전념했고 2001년 SK텔레콤오픈·신한동해오픈 등에서 3승을 올리며 아시아 정상급 골퍼로 올라섰다.


올해 포카리스웨트오픈 우승까지 아시아 및 유럽투어에서 통산 7승을 올렸다.


◆외모와 달리 '멘탈'이 강한 선수


위창수는 버클리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졸업했다.


세계적 프로골퍼중 대학 4년을 마친 선수는 톰 왓슨 등 손에 꼽을 정도.한국경제신문에 골프칼럼을 쓰는 크리스티 박은 "찰리를 쭉 지켜봤는데 그 또래 중 찰리만큼 멘탈 게임이 강한 선수는 없다"며 "그런 악착스러움이 앞으로 미PGA투어 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투어에서 함께 활약한 김종덕 프로는 "골프 재능만 놓고 보면 한국선수중 위창수를 따라갈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백78cm,80㎏의 위창수는 드라이버샷이 평균 2백80야드 나가며,10언더파 62타의 생애 최소타수 기록을 갖고 있다.


떡볶기와 육개장을 잘 먹으며 영화배우 샌드라 블록같은 타입의 여성을 좋아한다고.위창수는 8일 일본에 도착,아시안투어 볼보마스터스와오키나와오픈에 잇따라 출전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