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이어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3대 공업국가 정상이 대(對)중국 세일즈 외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6일 40여명의 기업인을 이끌고 베이징에 도착,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함께 양국 정부 및 기업 차원에서 체결한 각종 계약 및 협약 서명식에 참석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하루에만 약 14억유로 규모에 달하는 22개 계약이 체결됐다. 중국항공기재 수출입그룹은 에어버스로부터 중·장거리용 항공기 23대를 구매키로 했다. 폭스바겐은 디이자동차와 합작으로 다롄에 자동차 엔진생산 공장을 짓기로 했다. 슈뢰더 총리는 또 이날 내년 7월 가동 예정인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베이징 벤츠공장 기공식과 독일 철강업체의 베이징사무소 개소식에도 참석했다. 사흘간 중국에 머무는 슈뢰더 총리는 7일엔 지린성 창춘으로 날아가 동북3성 관리들과 회담을 갖는 등 이 지역 진흥계획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 4일 1백90여명의 경제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 중인 카를로 참피 이탈리아 대통령도 6일 에너지 물류 위성통신 등에서 중국과의 협력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가운데 이탈리아 타이어업체인 피렐리는 허난성에 중국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앞서 10월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도 중국을 방문,50억달러 규모의 경제협정을 체결했다. 후진타오 주석과 원 총리 등 중국 지도부는 이들 국가 정상과의 회담에서 EU의 대중(對中) 무기수출 금지 해제와 중국에 대한 시장경제지위 인정을 촉구하는 실리외교를 펼쳤다. 특히 원 총리는 7일부터 사흘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EU·중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중국의 최대 교역 상대 EU와의 이번 정상외교는 경제 외교 등 각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후 주석 등 4세대 지도부는 과거와는 달리 EU와의 관계를 훨씬 중시하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