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브라운관 TV의 르네상스를 열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1백만원대 '디지털TV용 초슬림 브라운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초슬림 브라운관은 기존 브라운관의 두께를 3분의1 가량 줄인 것으로 PDP LCD 등에 비해 브라운관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돼 온 두께문제를 해결한 제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7월 삼성SDI는 '빅슬림',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수퍼슬림'을 개발했다고 발표하고 브라운관 양산시기와 TV 시판시점을 저울질해왔다. 특히 초슬림 브라운관이 채용된 32인치 디지털 TV의 예상판매 가격이 1천달러(1백만원대) 안팎으로 알려지면서 양산시기와 TV 시판시점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7일 홍콩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2인치 수퍼슬림 브라운관을 세계 최초로 지난 11월부터 한국 구미공장에서 월 1만대 규모로 양산을 시작했다"며 "브라운관 양산에 이어 연내 수퍼슬림 TV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내년 1·4분기 양산을 시작하려던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진 것으로 경쟁사인 삼성SDI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삼성SDI는 "부산공장에 월 15만대 생산능력의 라인을 갖추고 지난 10월말부터 이미 양산중"이라며 "브라운관 양산보다는 빅슬림을 채용한 TV를 빨리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게 최우선 과제라고 판단해 빅슬림 양산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맞받았다. 장경영·오상헌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