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외국인 주요 주주가 삼성물산 지분을 대거 매도한 이후 한 외국계증권사에서 내놓은 의견입니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의 삼성그룹 내 주요 상장기업들의 지분율 변화는 어떨까. 지난 2003년 12월 말 현재 외국인의 삼성그룹 내 상장기업들의 총 지분율은 53.42%.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6월 28일 보유비중을 56.48%로 늘었지만,12월 7일 현재 외국인 보유 비중은 52.68%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줄었습니다. 이중 삼성그룹내 핵심인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을 대거 줄였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4월 60.12%까지 지분을 늘렸던 외국인은 불확실한 IT업황 전망이 나오며서 6월 58.44%로 감소한데 이어 이달 들어서 53.98%까지 줄였습니다.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이 53%대로 떨어진 것은 작년 6월 16일 이후 처음입니다. 삼성물산은 소량의 대주주 지분으로 많은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여기에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보유지분을 처분한다면 배당수익으로 1천억원 이상을 올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외국인은 작년 말 37.59%에서 올 8월 31일 46%까지 지분을 크게 늘린 바 있으나 이달들어 33.31%까지 급락했습니다. 삼성전자 주식 매각등을 요구하며 삼성그룹내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한 외국인 주요 주주가 대거 지분을 처리했기때문이다. 그외 삼성전기 삼성SDI 에스원 제일모직 삼성화재 삼성테크윈의 지분도 작년 12월 대비해선 늘었지만 6월 이후 지분은 최대 8% 이상 줄었습니다. 결국 삼성그룹내 14개 상장기업중 7개 상장사에 대한 외국인 지분이 감소한 셈이다. 6월말 이후 그룹내 다른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삼성엔지니어링은 약 11%, 삼성중공업과 삼성증권은 약 5% 외국인 지분율이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외국인의 지분을 줄인 것은 삼성그룹과의 지분 싸움에 승산이 없다는 점을 반영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그룹내 상장기업을 연결하는 중요한 연결고리인 삼성생명의 지분을 이건희 회장과 에버랜드가 쥐고 있어 외국인이 넘보기가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적대적 M&A를 막을 수 있는 냉각기간제 소위 Cooling-off Period가 정기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이는 것도 외국인 지분 감소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냉각기간제란 외국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시 국내기업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도록 의결권 행사를 일정기간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특히 보유목적이 단순투자에서 경영권획득으로 변경됐을 경우 3개월 동안 의결권 행사와 주주총회 소집요구권, 주주제안권 등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박경일 미래에셋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삼성의 외국인 지분 감소는 IT의 불황에 따른 삼성전자 지분 축소가 가장 큰 요인으로 볼 수 있지만, 삼성물산의 경우,지배구조 개선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것을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그룹 및 지수회사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높았는데, 삼성물산의 선례가 타 외국인 투자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라고 말합니다. 일단 제도적으로 외국인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외국인의 관심이 높았던 타 지주회사격의 외국인 시각도 보수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박 스트래티지스트는 삼성외에 외국인의 관심이 높았던 SK와 한화, 동원, 두산그룹 등의 외국인 횡보에 따라 증시 긴장감이 달라 질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에 관심이 요구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삼성그룹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삼성물산은 외국인 자본의 눈길에서 안전한 상황일까.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업법상 삼성물산이 지난 3월 삼성카드 출자로 인해 출자 한도가 소진돼, 현재 출자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금산법에 따르면 계열사 지배 목적으로 주식 보유시,금융사는 5% 한도를 초과하게 되면 금융감독위로부터 처분 명령권을 받게 된 상태. 결국 삼성물산에 대한 투자는 삼성SDI 밖에 할 수 없거나, 이건희 회장 등 개인만 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만일 삼성전기나 에스원, 삼성중공업등 여타의 계열사가 투자할 경우 지배구조를 이유로 외국인들은 삼성물산처럼 대거 매도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지분율이 감소했더라도 삼성그룹내 상장기업들은 여전히 외국인의 “관심”안에 놓여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증권가의 중론입니다. 류의성기자 esry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