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러 나가지 않았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 노동계 현안 때문에 철야근무를 하던 경찰관과 생계를 위해 신문배달을 나간 부인이 집을 비운 새벽에 화재가 발생해 어린 3남매가 모두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경찰청 특수기동대 소속 금모 경장(35)의 천호동 주택에 원인모를 불이 난 것은 9일 오전 5시11분께. 거실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화재로 큰 딸(11)과 8,6살배기 두 아들이 모두 질식해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특수기동대 71중대에서 분대장을 맡고 있는 금 경장은 노동계 동투(冬鬪)가 시작되면서 거의 한 달 간 철야근무를 해왔고 이날 새벽에도 민주노총 사무실이 있는 서울 영등포구 대영빌딩 인근에서 경비 근무를 서고 있었다. 부인 정모씨(37)는 어려운 살림에 보태기 위해 신문배달일을 해왔다. 71중대 장수상 경위는 "철야근무를 밥먹듯이 하면서도 힘든 내색이 없던 금 경장에게 이런 비극이 닥쳐 직원들 모두 애달픈 심정"이라고 말했다. 부인 정씨는 "돈을 벌러 나가지 않았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