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가 이어지던 지난 8월3일 미국 오하이오주의 톨레도시에 위치한 다임러크라이슬러 공장.이 자리에서 다임러크라이슬러사는 '부품공급자 종합 단지화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톨리도 공장부지 내에 모듈부품 공장을 건설,직서열 방식으로 생산라인에 모듈부품을 투입한다는 내용이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이어 현대모비스와 스포츠 유틸리티 차종에 '컴플리트 섀시모듈'을 공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모비스가 해외 완성차에 대단위 모듈부품을 세계 최초로 공급하게 된 것. 이날 계약으로 모비스는 2006년부터 컴플리트 섀시모듈을 연간 1천8백억원 규모로 장기 공급하게 됐다. 이는 국내 자동차 부품 수출 역사상 단일 품목으로 최대 규모다. 현대모비스가 미국 빅3 자동차메이커인 다임러크라이슬러에 컴플리트 섀시모듈을 공급하게 된 것은 한국의 자동차 부품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동안의 단위 부품 수출에서 벗어나 미국메이커의 공장 내에 모듈 생산공장을 직접 건설,직공급하는 최초의 업체가 된 것이다. 특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모듈업체와의 경쟁입찰에서 다른 업체들을 제쳤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SUV 차종에 공급키로 한 모비스의 '컴플리트 섀시모듈'은 차량의 뼈대를 이루는 섀시프레임에 엔진 및 트랜스미션,브레이크시스템,조향장치,현가장치 등 3백50여 가지의 부품이 장착된 첨단 대형 모듈이다. 자동차 가격의 40%나 차지할 정도로 첨단 기술과 핵심 부품이 종합돼 모듈 자체에 연료만 넣으면 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완성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첨단 부품이다. 현대모비스는 2002년 말부터 모듈과 파워트레인 등 중점 영업품목 위주로 부품수출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며 모듈사업의 해외진출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빅3에서 대규모 자동차부품 전시회를 개최,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다임러크라이슬러에 3백50여억원 상당의 조향장치(스티어링칼럼)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토대로 GM 포드 등 미국의 다른 완성차 메이커는 물론 유럽 자동차메이커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개척 역시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