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가 뜨고 코카콜라는 지는가.


코카콜라가 실적 부진과 최고경영진 교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펩시가 승승 장구,기업 내용으로 코카콜라를 완전히 압도했다.



코카콜라의 연간 순익 증가율은 지난 5년간 4%에 그친 반면 펩시는 12%에 달했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20일자)는 존경받는 기업이었던 코카콜라가 완전히 '찌그러졌다(gone flat)'고 보도했다.


◆코카콜라 VS 펩시=코카콜라는 1990년대에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꼽혔다.


하지만 비즈니스위크는 이 회사가 보수적인 이사회와 경직된 문화 때문에 고전하는 모습이 "차마 눈뜨고 봐주기 어려울 지경"이라고 혹평했다.


주가는 지난 5년간 40%나 추락했고,최고경영자(CEO)인 더글러스 데프트는 이사회와 갈등하다 최근 결국 사표를 냈다.


광고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먹혀들지 않고,82년 다이어트 콜라를 내놓은 후 이렇다 할 신제품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상품 혁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리없는 펩시의 약진=펩시가 항상 매출은 더 많았음에도 불구,코카콜라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던 이유는 '콜라의 대명사'라는 코카콜라의 명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코카콜라가 최근 언론의 공격을 받으면서 펩시의 건실한 사업 내용이 점점 주목을 받고 있다.


비결은 사업 다각화에 있다.


펩시는 지난해 매출 2백70억달러 중 63%를 과자와 시리얼로 벌었다.


◆"자기 성공의 희생자"=코카콜라의 아성이 허물어지기 시작한 것은 전설적 기업인이었던 로베르타 고이제타 회장이 97년 사망하면서부터다.


고이제타 회장 시절 코카콜라의 순익은 무려 연간 18%씩 늘었다.


그러나 이 같은 성장 우선 정책은 큰 부작용을 남겼다.


당시 원액 값을 가파르게 인상해 보틀링 회사들을 너무 쥐어짠 결과 현재 전 세계에서 보틀링 회사들과 마찰을 겪고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위크는 "코카콜라가 자기 자신이 만든 성공의 희생자가 됐다"고 묘사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