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중수 KTF 사장 cso@ktf.com > 겨울스포츠의 백미 프로농구 시즌이 한창이다. 작년 10개 구단 중 8위로 하위권이었던 KTF 매직윙스가 올해 예상을 뒤엎고 선두권을 지키고 있어 구단주인 나나 직원들,팬들을 신바람 나게 해주고 있다. 중학교 때부터 농구를 참 좋아했다. 워낙 격한 운동이라 지금은 관전만 하지만 그 시절엔 키가 지금과 거의 같아 곧잘 했다. 미국에서 경영대학원을 다닐 때는 학교가 농구명문이어서 즐겁게 응원도 다녔다. 지난 시즌 회사가 프로농구구단을 인수한 뒤 가끔 농구장도 찾고,중계도 본다. 경기에 진 날 선수들을 만나면 기운 없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으니 너무 연연하지 말라'고 위로한다. 지난 시즌 성적이 나쁠 때 주변의 농구깨나 안다는 지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누구를 바꿔라 누구를 데려와라 말들이 많았다. 그러나 첫 해 성적만을 보고 변화를 주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해 흔들리지 않았는데,결과적으로 잘한 결정이었다. 살다 보면 특히 일이 잘 안될 때 주변에서 이런 저런 말이 많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방향이 틀렸다면 순발력 있게 선회할 필요도 있지만,옳다고 생각되는 일이라면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가야 한다. 나의 경우 조직생활을 하면서 행운도 따랐지만 신념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남들이 어렵다는 일도 동료들과 함께 이루어 낼 때가 많았다. KT에서 민영화 추진을 담당할 때다. 2000년 당시 정부지분 59%,10조원어치를 2년 안에 매각하고 민영화를 완결한다는 목표를 세웠을 때만 해도 '꿈'같은 일이었고,주변에서 다른 얘기를 하는 이해 관계자들도 많았다. 그러나 통신산업과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었기에 직원들과 함께 신념을 갖고 각고의 노력을 다해 결국 성공할 수 있었다. 추진 과정에서 한 직원에게 격려 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은 순리이니 어렵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자'는 내용이었는데,이 내용이 직원들 사이에 회자되며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는 얘기를 훗날 들었다. 순리에 입각한 굳은 신념은 뜻을 같이 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전염돼 좋은 결과를 낳는다. '수급월불류(水急月不流)''물은 바삐 흐르지만,달은 흘러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흐르는 냇물에 비친 달을 보면 냇물은 바삐 흘러가도 달은 진득이 자리를 지키며 따라 흐르지 않는다. 주변이 어지러워도 흩날리지 않고 근본에 충실하는 달과 같은 사람이라면 순리가 그의 편일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