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가격 인상시기를 놓고 논란을 빚어온 '2차 에너지세제 개편안'이 내년 하반기부터 적용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휘발유값이 현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연료별 상대가격 조정이 마무리되는 오는 2007년에는 경유가격이 지금보다 30% 가까이 오르게 돼 경유자동차 생산업체나 화물업계 등의 반발이 잇따를 전망이다. 13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조세연구원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경유승용차 도입에 맞춰 에너지 세제를 조기 개편,자동차 연료별 상대가격을 조정키로 하고 관련 업계와 최종 조율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2000년 1차 에너지세제 개편안을 통해 당시 '1백 대 47 대 26'이던 휘발유-경유-LPG간 상대가격 비율을 2006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1백 대 75 대 60'으로 조정키로 했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5월 경유승용차 시판을 내년부터 허용키로 방침을 정하면서 에너지세제를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를 위해 경유차 출시와 동시에 경유의 상대가격을 빨리 높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재경부 관계자는 "조세연구원 등 4개 연구기관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달 중 정부안(2차 개편안)을 확정한 뒤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차 개편안에선 현재 '1백 대 68 대 49'인 휘발유-경유-LPG간 상대가격을 △내년 1백 대 72 대 50 △2006년 1백 대 78 대 50 △2007년 1백 대 85 대 50 등 3년에 걸쳐 조정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휘발유값이 지금처럼 ℓ당 1천4백원대를 계속 유지하더라도 현재 ℓ당 9백50원대인 경유값은 △내년 1천10원대 △2006년 1천1백원대 △2007년 1천2백원대로 오르게 된다. LPG 가격은 7백원대로 거의 변하지 않는다. 정부는 이와 함께 내년에 '1백 대 75 대 50'으로 조정한 뒤 2006년 '1백 대 85 대 50'으로 2년에 걸쳐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경유값은 더 빠른 속도로 오르게 된다. 한편 조세연구원은 경유승용차 시판에 따른 수요 변화와 환경오염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휘발유에 대한 경유가격을 빠른 시일 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85%선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경유값 인상으로 손해를 보게 되는 화물업계나 버스업계에 대해서는 인상분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