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입막은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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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육군장성진급 비리의혹 관련 괴문서가 발견된 지 하루만인 23일 군 검찰이 육군본부를 사상 첫 압수수색하면서 촉발된 장성인사 비리의혹 사건이 한달 가까이 됐지만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사건을 둘러싼 의혹이 확대,재생산되면서 국방부 육군본부 군검찰간 힘겨루기로까지 비춰지고 있다.
이번 사건이 이처럼 의외의 방향으로 치닫게 된 데는 군내 언로가 막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장성진급관련 비리의혹을 받고 있는 육군본부나 이를 파헤쳐 국민들에게 진실을 밝혀야 할 군 검찰이 국방부의 '함구령'에 의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비리의혹을 밝혀야 할 과정이나 절차가 베일에 가려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육군의 한 고위 인사는 "지난 주말 육군의 입장을 밝히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려 했으나 국방부로부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니 기다리라고 하는 지시가 있어 없던 일로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군 검찰에서 제기한 의혹들이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언론에 의해 일방적으로 국민들에게 전달돼 육군이 마치 비리집단인 것처럼 매도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 육군의 입장을 밝힐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답답하기는 군 검찰도 마찬가지라는 게 군 주변의 진단이다.
일부 인사관련 장교들에 대한 수사상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비난과 의혹을 받고 있다.
심지어 요즘 기자를 만나지 말라는 지시가 군 검찰에 내려졌다는 '설'까지 국방부 기자실에 나돌고 있다.
물론 국방부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비리의혹을 투명하게 밝혀내야 할 수사과정이 행여 군 수뇌부간 갈등으로 비춰져 국민들로부터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입단속이 불가피했을 수도 있다.
국방부는 그러나 무조건 쉬쉬할 게 아니라 군 검찰이나 육군본부로 하여금 수사 진행과정과 거기에서 나온 의혹을 정례 브리핑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알리는 일이 의혹 및 갈등 해소의 지름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김수찬 사회부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