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락 교수 "개인, 기업, 국가도 전략이 있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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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시대입니다.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이나 국가 차원에서도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이 중요하지요. 그것이 바로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는 전략'입니다."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65)는 요즘 쇄도하는 '전략' 관련 강연 요청과 원고 집필,국내외 세미나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전국 초·중·고교 교장들을 상대로 한 '전략 강의'만 5년째다.
지난 여름 잠실학생체육관에서는 초등학교 교장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강연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파리가 하루 1백km를 날아갈 수 있다면 의아해하겠지만 말 엉덩이에 붙으면 가능하다"면서 "이게 바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초판이 나온 후 지금까지 8쇄를 기록한 그의 베스트셀러 '싸우고 지는 사람 싸우지 않고 이기는 사람'(청림출판)은 '한국형 전략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포스코 농심 등 유수 기업들이 임직원 필독서로 삼을 만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가 말하는 '전략'은 남보다 한 발 앞서 미래를 예측하고 경쟁자와 다른 나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하는 것이다.
그는 일본 최고의 사무라이와 대결할 경우를 예로 들어 '전략'을 설명한다.
좋은 칼을 구해 열심히 싸워 이기려는 것은 '전투적 의사결정'이고 싸우기 전날 미인계 등 적의 힘을 약화시키는 방법으로 이기려는 것은 '전술적 의사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미국의 페리 제독처럼 사무라이가 넘볼 수 없는 자동 권총과 기관총의 위용을 보여줌으로써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전략적 의사결정'이다.
"훌륭한 전략가에게는 전술과 전투적 의사결정 모두 중요하지만 역시 한 발 앞서 미래를 예측하고 경쟁자와 다른 나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실행하는 전략적 의사결정이 우선돼야 합니다. 프랑스로부터 베트남을 독립시킨 베트남의 전쟁영웅 보 구엔 지압 장군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주지요."
그는 미국으로 유학갈 때 '성경'과 '손자병법'을 챙겨갔다고 한다.
손자병법에서 배운 대로 '공부도 전략'이란 생각을 갖고 '머리를 써서 덤볐더니' 석·박사 과정을 2년반 만에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학위를 받고 나서는 미국을 앞지르기 위한 우리의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부터 전략개발 노력을 계속해 왔고 그 일부는 우리 기업이나 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으로 채택되기도 했지요."
그는 이제 성실만으로 이길 수 없는 세상이 됐다며 전략에도 실천 방법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가 제시한 '전략의 10계명'은 이렇다.
△항상 더 좋은 방법,다른 방법을 찾아라.
△너의 강점을 보완하라.
△세상 변화(패러다임)를 잘 읽고 리드하라.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하고 차이점을 차별화 전략으로 연결시켜라.
△팀·조직·시스템의 힘을 활용하라.
△자신의 문화를 창조하고 자신의 브랜드를 관리하라.
△혁신하라.
△나도 남도 승자(윈윈)가 되게 하라.
△열등의식에서 빨리 벗어나라.
△하늘이 보고 있다. 끝까지 노력하라.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