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너트 전문업체인 한국볼트(대표 송관섭)가 불황기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29% 증가한 8백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내년엔 대망의 1천억원 달성을 목표로 정했다.


내년에는 충주시 산업공단에 4백억원을 들여 새공장을 짓는다.


창사 이래 최대 프로젝트다.


한국볼트가 조마조마한 경제현실에도 불구하고 '공격경영'을 선택하고 나선 건 오랜 경험에서 배어나온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송관섭 대표의 부친인 송주식 회장(80)이 지난 1963년 설립한 회사.올해로 업력이 41년이다.


이 회사 구석구석 불혹(不惑)의 지혜가 그대로 녹아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부채비율이 60%로 낮은 데다 사내에 2백억원의 현금을 쌓아놓은 점에서도 오랜 내력을 읽을 수 있다.


회사엔 업력을 반영하듯 20년 이상 근속 종업원이 전체의 12%인 34명이나 된다.


30년 근속자도 7명이 뛰고 있다.


한국볼트는 '열린 경영'을 전통으로 삼고 있다.


그게 경영진과 종업원이 한식구가 되도록 만드는 동인이 된다.


회사측은 매달 실적을 종업원들에게 있는 그대로 공개한다.


그걸 토대로 연말 보너스가 책정된다.


이익이 많이 나면 성과급이 추가로 돌아가도록 하는 성과급제도를 일찌감치 도입했다.


때문인지 한창 노동운동이 불던 80년대 말 고참 직원들이 "너희들이 회사 내용을 뭘 안다고 나서려고 하느냐"며 노조 설립을 추진하던 후배들을 말리기도 했다고 한다.


외형을 꾸준히 신장시킨 또다른 요인은 마켓 다변화다.


이 회사는 수출과 내수의 비중이 50 대 50으로 골고루 잘 분산돼 있다.


수출은 지난 72년 이란에 5천달러어치를 처음 선적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미국 일본 독일 등 20여개국에 4천만달러어치(올 기준)를 내보내고 있다.


또 건설 자동차 기계화학 플랜트 등 용도별로 다양한 제품군을 갖고 있어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연세대와 미국 듀크대 MBA(경영학석사) 출신인 송 대표는 지난 91년 사장에 취임한 뒤 회사 외형을 4배 정도 키워놨다.


송 대표의 동생인 송명섭 부사장은 수출과 자금을 총괄하며 회사의 기둥역할을 하고 있다.


오너의 대물림 경영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힐 만하다.


당장의 실적보다는 장기적 비전을 중요시하는 오너경영의 약발이 먹힌 셈이다.


송 대표는 요즘 '불혹의 경영노하우'를 스피드(SPEED)에 담고 있다.


S는 안전(Safety),P는 생산성(Productivity),E는 에너지절약(Energy Saving),또 다른 E는 환경(Environment),D는 나누는 기쁨(Delight)이다.


40년의 기업경영 노하우가 불황기에 '한우물 기업'을 더 빛나게 한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