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동 난곡지역은 저소득 가정이 밀집해 있다. 아빠 엄마가 모두 일을 나가는 집이 많아 학교수업이 끝나면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이 다수다. 하지만 난곡아이들에겐 그 누구도 부러울 것 없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신나는 놀이터이자 따뜻한 쉼터인 '난곡 사랑방'이다. 훈훈한 온기가 돌고,따끈한 도시락이 있는 곳.읽고 싶은 책도 마음껏 읽고 컴퓨터도 마음껏 배울 수 있다. 미술교실이 열리고 요리강좌도 마련된다.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의 바다에 뛰어들면 '세계'는 무한대로 펼쳐진다. 소설가,동시통역사,애니메이터...아이들의 꿈도 무럭무럭 자라난다. 적어도 아이들에게 이곳은 '모든 것'이 가능한 마법같은 곳이다. 2000년 4월 문을 연 난곡사랑방은 문화·정서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어린이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40여평 규모에 도서 5천여권을 소장한 도서실,컴퓨터 9대,놀이방을 갖추고 있다. 팬택계열은 이 난곡사랑방의 든든한 지지자다. 팬택이 난곡과 연을 맺은 것은 2003년 7월.달동네 아이들의 쉼터이자 보금자리였던 난곡사랑방에 후원이 끊겼다는 사연을 접하면서다. 한달에 많게는 1천만원씩 들어가는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폐쇄위기에 놓였다는 이야기였다. 박병엽 부회장 등 임직원 10여명부터 팔을 걷었다. 개인자격으로 모은 3백50만원을 매달 후원하기로 했다. 회사차원에서도 전세금 5천만원과 도서구입비 등을 지원하고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 등에는 자원봉사도 나간다. 난곡사랑방의 신주연 간사는 "아이들이 사랑방이 문을 닫는 휴일을 앞두면 시무룩해진다"며 "팬택의 도움이 없었으면 아이들이 갈곳을 잃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난곡사랑방 외에도 팬택계열은 1996년부터 꾸준히 청소년 지원사업을 펼쳐왔다. 김포지역 고등학생 등 불우청소년 1백여명에게 연간 3억5천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도 있다. 팬택계열 관계자는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이 꿈을 꾸고 그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게 팬택의 소신"이라고 말한다. 팬택계열은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에도 힘을 쏟고 있다. '존경받는 기업'이라는 모토아래 생산기반이 있는 김포 지역과의 공생을 위한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공장인력 상당수를 김포출신 주민으로 채용하거나 다각적인 지역후원 활동을 벌이는게 그 예다. 장애 아동 보호시설,장애노인 복지시설 같은 사회복지시설에도 운영비를 지원하고 임직원들이 마음을 합해 틈틈이 자원봉사 활동도 한다. 김포시민의 날 김포노인의 날 축제나 마을 경조사,효도관광 등도 지원한다. '지역주민과 함께'라는 기업 비전은 실질적인 결과물로 돌아오기도 했다. 지난 3월 이천공장이 김포로 통합되면서 주차장 문제가 불거지자 마을 주민들이 앞장서서 주차장 부지를 내준 것.지역사회와 기업이 서로 도우며 공생하는 사례라 할 만하다. 지역사회 발전을 출발점으로 시작한 팬택계열의 사회공헌 활동은 국가브랜드 향상·인재양성·사회복지·문화·과학지원 분야 등 다양한 차원으로의 확대를 앞두고 있다. 올해 사회공헌에 들인 액수는 23억원.내년에는 31억원의 '사회사랑 비용'을 잡아놓고 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