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꿈의 컨테이너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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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액화천연가스(LNG) 등 해운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조선업계의 선박 대형화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특히 세계 조선시장 1위를 굳히고 있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LNG선 컨테이너선 등의 대형 선박을 잇따라 개발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중공업은 14일 세계 최초로 1만2천TEU급 컨테이너선 건조를 위한 기술 개발과 설계를 끝내고 해외 유수의 해운사를 상대로 본격적인 수주활동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만2천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로,29인치 컬러TV 1백50만대,반도체는 12억개를 선적할 수 있는 초대형 선박이다.
길이 3백83m에 26노트(시속 50km)의 속도로 운항할 수 있는 이 선박은 10만9천마력짜리 엔진을 장착하고 중간 급유없이 40일간 운항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99년 세계 최초로 6천2백TEU급 컨테이너선을 개발한 이후 지난 2000년 7천7백TEU,2002년 8천1백TEU급 컨테이너선을 잇따라 만들어냈다.
이번에 1만2천TEU급 선박의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5년만에 컨테이너선의 규모를 약 2배로 확대했다.
특히 덴마크 오덴세사가 올해초 1만1천TEU급 컨테이너선 건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9천TEU이상 컨테이너선 발주시장에서 총 21척(올해 8척 포함)을 수주하며 시장점유율 1백%를 기록한 데 이어 1만2천TEU급 개발을 통해 시장우위를 지켜간다는 전략이다.
LNG선의 경우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16척이 발주된 '엑슨모빌프로젝트' 수주전에서 지난달 21만㎥급을 4척 따낸데 이어 최근 24만㎥급 초대형 LNG선 설계를 마치고 대형 LNG선 프로젝트를 겨냥해 선주사를 대상으로 건조계약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0월 영국 BP사로부터 15만5천㎥급 LNG 운반선 8척(옵션 4척 포함)을 약 15억달러에 수주,기존 최대 규모인 15만1천7백㎥급을 돌파했으며 지난달엔 엑슨모빌프로젝트에서 21만6천㎥급 2척을 수주하는 등 선박 대형화에 가세했다.
삼성중공업도 21만6천㎥급 LNG선 2척을 수주한 데 이어 25만㎥급 개발에 나섰다.
이밖에 곡물 유연탄 등을 나르는 벌크선도 17만t급에서 최근 32만t급까지 대형화하는 추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선박 대형화 추세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선박 대형화가 물동량 확대라는 이점이 있는 반면 운송비 부담 증가도 뒤따른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선주사에 인도된 이후 더이상 발주되지 않고 있는 45만DWT(중량톤)급 극초대형유조선(ULCC)이 대표적이다.
기존 30만DWT급을 넘어선 이 선박은 당초 기대와 달리 원유를 충분히 싣지 못하고 운항하는 경우가 많아 고정비 부담이 늘어나는 등 기존 초대형유조선(VLCC)에 비해 별로 나을 게 없다는 이유로 외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