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이 올해 빅마트의 도움으로 겨울을 김장 걱정없이 날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입니다." 불우노인 90여명의 보금자리인 광주 사회복지법인 인애동산의 살림살이를 맡아온 변춘섭 사회복지사는 "빅마트의 지원으로 김장걱정을 덜었을 뿐만 아니라 김장하는 날이면 노인들이 너무 좋아해서 축제처럼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고 말했다. 광주의 대표적인 토착유통업체인 빅마트의 하상용 대표이사는 지난 96년 회사설립 당시부터 사회봉사에 나섰다. 하 사장은 "지역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야 소비활동이 왕성해지고 그래야 빅마트의 매출이 늘어나고 빅마트는 번 돈을 다시 사회봉사로 환원하는 선순환구조를 정착시켜야 지역경제와 기업이 상생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자신의 경영소신을 소개했다. 하 사장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영업이익의 10%를 사회공헌금으로 내놓기로 하고 경기상황에 따라 매년 2억∼3억원씩을 소외된 지역민들을 위해 쓰고 있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때부터 노숙자들에게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는 광주공원 사랑의 식당에 매월 3백만원씩을 기부해오고 있고 해마다 김장철에는 불우이웃들에게 절임배추 등 김장용품을 전달해왔다. 또 지역 환경가꾸기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 흔히 유통업체들이 신설점을 개설할 때마다 거창하게 펼치는 '개점기념행사'를 대폭 축소하는 대신 무등산 자연보호기금에 기부하기로 했다. 빅마트는 일회용 쇼핑봉투가 법적으로 금지되기 이전인 2001년부터 재활용 쇼핑백을 사용해오고 있다. 빅마트 신설점 마다 '아름다운 가게'도 운영 중이다. 빅마트 임직원은 물론 지역고객들이 내놓은 기증품을 팔아 마련한 돈은 전액 불우이웃돕기에 내놓고 있다. 하 사장의 이웃사랑이 알려지면서 여기저기에서 도움의 손길을 뻗쳐오지만 비록 소액이라도 빈손으로 보내는 법이 없다고 사회복지시설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장애인 자활모임인 광주시 남구 진월동의 '작은 예수회' 후원인인 광주서부경찰서 박병우 경사도 빅마트의 도움으로 자칫 해체될뻔 했던 모임을 살릴 수 있었다. 지난 2002년 겨울 장애인 보금자리가 낡고 헐어 개·보수가 절실하다는 것이 알려지자 빅마트는 비용전액을 지원해 주었다. 하 사장은 "고객의 살림살이가 힘들어지면 빅마트 같은 할인점은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빅마트의 이웃사랑은 어떤 점에선 더 큰 욕심인지도 모른다"면서 "칭찬받을 일이 못된다"고 겸손해 했다. 광주=최성국 기자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