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FC 서울 조광래 감독이 전격 사퇴했다. 조 감독은 14일 밤 한웅수 FC 서울 단장에게 서신을 보내 "올 시즌 우승을 하지못한 책임을 지고 새로운 지도자로 거듭나기 위해 휴식과 재충전이 필요하다"며 사임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FC 서울은 올 시즌으로 계약 기간이 끝나는 조 감독과 1년간 계약을 연장하기위해 그동안 협상을 해왔으나 조 감독이 고사 의사를 밝힘에 따라 본인의 뜻을 존중해 후임 감독을 물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감독은 현재 경남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FA컵까지만 지휘봉을 잡기로 했다. 조 감독은 FA컵이 열린 양산에서 구단에 보낸 서신을 통해 "2004 시즌 팀 연고지가 서울로 바뀌면서 어느 때보다도 주위의 기대가 컸고 저 자신의 욕심도 컸지만목적한 우승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규시즌이 종료된 뒤 곰곰이 생각한 결과 프로 감독으로서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과 재충전과 휴식이 필요한 적절한 시기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김동진, 최원권, 박용호, 정조국 등 고교 유망주들을 영입해 각급 대표선수로 성장시킨 게 보람이었다"면서 "그러나 이 선수들이 주요 국제대회 때마다 무더기로 차출돼 최근 2년 간 성적 부진의 가장 요인이 됐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조 감독은 2000년 안양 LG 사령탑으로 부임해 그해 K리그와 슈퍼컵 우승을 일궈낸 뒤 2001년 2연패 문턱에서 준우승에 그쳤고 이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조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구단에서는 1년 재계약을 하자고 요청했지만 지금이 물러나기에 가장 적당한 때라고 생각했다"며 "일단 FA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는 않았지만 내년초 2-3개월 정도 스페인에 머물면서 축구공부도 하고 생각을 정리할 작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FC서울 한웅수 단장은 "갑작스레 조 감독으로부터 사퇴하겠다는 연락을 받아 후임 감독 인선작업에 대한 밑그림 조차 그리지 못했다"며 "FA컵까지 조 감독이팀을 이끄는 만큼 신중하게 새로운 감독영입 작업에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