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베이징 자금성(고궁박물원)이 보유하고 있는 1백만점 이상의 유물과 문화재를 훼손없이 반영구적으로 전시·보관하도록 하는 사업이 국내 한 중소기업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전시·문화 전문업체인 시공테크(회장 박기석)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중국 업체와 문박시공과기(베이징)유한공사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자금성의 유물 특수진열장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원래 이 사업은 중국의 모 대형그룹 자회사가 수주한 것을 시공테크의 중국 합작회사가 이 회사와 계약을 맺으면서 일종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참여하게 된 것.그러나 자재구입에서 진열장 조립 및 건설까지 실질적으로 기술제공과 관리를 모두 시공테크와 중국 합작회사가 맡고 있다. 올해 시공테크가 중국에서 거둔 매출은 22억원.자금성과 톈진박물관 수주액을 합친 금액으로 중국 진출 첫 해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은 "국립박물관과 기업체 전시관 등 국내 전시공간의 70% 이상을 건설해오면서 쌓은 경험과 기술력이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문화유산이 무궁무진하게 존재하는 데다 아직 과학적인 시스템이 도입되지 못한 곳이 많아 시장성이 크다"며 "특히 내년에는 문화재 보관 창고인 수장고 시스템 사업에도 뛰어들 예정이어서 중국에서만 2백억원 이상을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공테크는 내년 초부터 베이징에 임대공장을 마련,자체적으로 자재생산 및 조립을 실시하는 한편 2005년부터는 수주입찰에도 자체 브랜드로 참여할 계획이다. 중국합작법인의 김성진 부사장은 "나무목판이나 유리로 대충 짠 진열장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값진 유물을 대충 보관할 수 없다"며 "특히 밀폐형 진열장이나 수납장 내의 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특수소재 '뮤빅 소브(Mubic Sorb)'와 일정량의 공기만 순환되도록 하는 밀폐기술은 가장 대표적인 우리회사의 지식재산권"이라고 강조했다. 1988년에 설립된 시공테크는 일반적인 박물관 인테리어 업체가 아닌 종합 전시문화업체로서 박물관이나 테마파크를 기획·구축하는 것 이외에도 3D입체영화와 같은 특수영상,실사인형,모형물 등 각종 문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02)3438-0077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