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계가 윌리엄 도널드슨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의 축출을 도모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1백57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비롯 상공회의소,전미도매업협회 등 경제 단체들은 최근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상대로 평소 눈엣가시 같은 도널드슨 위원장을 쫓아내기 위한 '은밀한 로비'를 적극 벌이고 있다. 도널드슨 위원장은 엔론 월드컴 등 미국 기업들의 회계부정 파문 직후 'SEC의 감독기능 강화'라는 임무를 띠고 2002년 위원장직에 취임했다. 그동안 그는 윤리경영 및 지배구조 개선,헤지펀드 규제 강화 등 기업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해 왔다. 이달 초에도 도널드슨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기업 임원들이 실적과 상관없이 터무니 없게 많은 연봉을 받는 관행은 문제가 있으며,임기 중 이 점을 반드시 고쳐 놓겠다"고 언급,개혁 속도를 늦출 생각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 재계는 더 이상은 못참겠다는 입장이다. 경제 단체들은 특히 지난 대선 기간 중 부시 대통령을 적극 지지했던 '실적'을 내세우며 로비스트를 대거 동원,'도널드슨 경질'을 정부측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상공회의소는 "SEC의 월권 행위 때문에 비용 상승 등 부작용이 심하다"며 사상 처음으로 연방법원에 SEC를 고소하기도 했다. WSJ는 "SEC 위원장의 교체 가능성은 대선 기간 중에도 이미 제기됐었다"며 "부시 대통령이 신임 위원장을 지명할 경우 기업의 주장을 좀 더 적극적으로 수용할 친공화당계 인물을 뽑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