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사이에서는 이른바 `디카'라고 불리는 디지털 카메라가 필름 카메라를 빠른 속도로 밀어내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영화계에서는 아직도 필름의 아성이 견고하다. 2002년 디지털 방식으로 만들어진 블록버스터 `스타워즈-클론의 습격'이 개봉되면서 붐을 이룰 것 같았으나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된 영화는불과 160편 남짓. 전세계 약 12만 개에 이르는 상영관 가운데 디지털 영사 시스템을갖춘 곳은 0.5%에도 못 미치는 500여개에 불과하다. 15일 오전 남양주종합촬영소 시네극장에서 영화진흥위원회 주최로 열린 제1회디지털 시네마 포럼에서는 디지털 영화의 현황과 전망, 동영상 압축기술과 디지털마스터링 기술 등에 관한 토론이 펼쳐졌다. 박창인 영진위 영상기획팀장은 디지털 영화의 특성과 각국의 현황을 설명하며 "전세계 상영관(11만개 기준)이 모두 디지털로 전환되면 110억 달러(한화 약 11조7천21억 원)의 교체비용이 들지만 프린트 제작과 운송비용 등 한해 20억 달러(한화 약2조1277억 원)를 줄일 수 있으며, 국내에서는 1천300개 스크린을 기준으로 4천875만달러(한화 약 519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디지털 영화가 자리잡으면 극장의 개념도 달라진다"면서 "디지털 프로젝터를 설치해 위성으로 프로그램을 쏘면 영화뿐 아니라 스포츠 경기나 콘서트, 연극등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어 수익률을 두세 배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영욱 디지털 시네마 포럼 위원은 지금까지 디지털로 상영된 국내외 영화가 `태극기 휘날리며'와 `슈렉2' 등 10편이고 디지털 영사 시스템을 갖춘 영화관이 CGV강변과 용산, 메가박스, 일산 라페스타, 신촌 아트레온, 경주 EXPO, 성북구 시네센터, 세방현상소, 서울현상소 등 11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개봉작들이 평균 250개 스크린에 걸리고 프린트 한 벌을 만드는 비용이 250만 원 정도이므로 필름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면 편당 6억2천500만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필름과 현상 약품의 수입을 줄이고 폐필름 처리에 따른 공해도 방지하는 무한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서도 "가격에 비해 우수한 가정용 비디오 제품이 계속 선보이고 있고 콘텐츠의 유출 가능성이 높은것이 장애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정제창 한양대 교수는 디지털 영상압축 표준기술을 설명한 뒤 "국제표준기술에대한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상품화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차세대 신성장 동력의 하나인 디지털 콘텐츠 분야의 국가 경쟁력 제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디지털 마스터링에 관해 발표한 최남식 영진위 디지털영상팀장은 "디지털 마스터를 만들어 보존해두면 `원 소스 멀티 유즈(One-source Multi-use)' 측면에서 방송이나 DVD 판권 판매 등에도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도입을 권유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