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제3제철소 원산에 짓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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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77)은 15일 "우리나라는 제조업으로 입국(立國)을 했으니 제조업을 살려나가야 한다"며 "60년대 초부터 시작해 성장궤도를 이어왔는데 성장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기는 대단히 어렵다"고 말했다.
박 명예회장은 이날 오전 포항공대 체육관에서 열린 평전 '세계 최고의 철강인 박태준' 출판기념회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인건비 상승으로 중국에 많이 나가 있지만 그 중 잘되는 곳은 20% 정도에 불과하다"며 "해외에 나가서 기업활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으나 기반기술은 국내에 반드시 보전해야 하고 국내에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명예회장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관련해 "덩샤오핑이 정치체제를 유지하면서 자본주의 경제를 도입한 것이 오늘의 중국을 만든 묘책이었다"며 "우리도 중국의 발전을 좋은 방향으로 잘 활용해야 하고 기업들도 중국 동종업계의 발전방향을 잘 파악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좌파 경제정책' 논란에 대해 "경제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꾼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며 고칠 것만 고치면 된다"며 "당의 실리를 위해 경제정책을 바꾸는 것은 안되고 국민의 실리를 위해 바꿔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여야 대치와 관련해 "대화를 통해 푸는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으므로 여야가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갖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폐지논란에 대해서는 "법률 내용을 잘 모른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올해 희수(喜壽)를 맞아 펴낸 박 명예회장의 평전 '세계 최고의 철강인 박태준' 출판기념회에는 이구택 포스코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 임직원들과 김덕규 국회부의장 등 정계 인사,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등 재계 인사,박찬모 포항공대 총장과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 등 학계 인사,고 박정희 대통령의 아들 지만씨 부부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이구택 회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영광의 과거가 생생한 기록으로 되살아났다"며 찬사를 보냈다.
박 명예회장은 평전에서 "평양이 개방을 서둘러줘서 나에게 시간이 허락된다면,포스코의 제3제철소를 원산 쯤에 짓겠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또 '참된 통합의 리더십'에 대해 "독재의 사슬도 기억케 하고,빈곤의 사슬도 기억케 하라"며 지난 시기에 대한 소회를 드러내기도 했다.
포항=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