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송 시범단지의 첫 제품생산은 개성공단 성공을 향해 '첫삽을 뜬' 것에 불과하다. 전략적 물자 반출입 통제,원산지 표기,까다로운 출입국 절차 등 개성공단은 아직 풀어야할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특히 대북사업의 원초적 걸림돌인 '북핵'의 평화적 해결여부가 개성공단의 연착륙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 물자 반출 금지=1996년 체결된 바세나르협정은 첨단기술제품을 전략적 물자로 규정,북한 등 공산권국가에 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때문에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생산에 필수적인 전기·전자 및 정보기술(IT) 제품이 전략물자 판정을 받을 경우 개성공단에 보낼 수 없다. 실제로 통신기기 및 방송장비를 생산하는 제시콤과 특수목적용 기계를 만드는 재영솔루텍 등 2개 업체는 시범단지입주업체로 선정됐으나 이 문제로 아직 사업자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첨단기기 등 전략물자를 남측 기업에서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국 등을 설득하고 있다"며 "모든 전략물자에 실시간 위치추적이 가능한 첨단 IC칩을 부착토록 의무화한 것도 이같은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원산지 표기로 판로 제약=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3대시장은 최종생산국인 원산지가 북한으로 표기된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긴다. 때문에 이들 국가와 북한의 관계가 개선되거나 싱가포르의 경우처럼 FTA(자유무역협정)등을 통해 특혜관세를 맺지 않는 한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진 완제품은 이들 지역에 수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개성산 완제품의 경우 판로가 국내나 중국 러시아 동남아 등으로 제한된다. 신발을 만들어 주로 유럽에 수출하는 삼덕통상의 전성표 팀장은 "완제품은 일부 내수용으로 조금 만들고 대부분은 반제품을 만들어 국내에 들여온 뒤 부산 공장에서 최종 작업을 한 뒤 수출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으로 수출하는 길이 막혀 있다는 점은 개성공단의 결정적인 마이너스 요인"이라며 "따라서 북·미 관계 개선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까다로운 통행 절차=정부는 통행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출입계획 통보기간을 3일 전에서 36시간 전으로 줄이고 비무장지대(DMZ)출입시간도 2시간 연장했다. 그러나 입주업체들은 여전히 시간지연에 따른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삼덕통상 관계자는 "개성 공장이 본격 생산에 들어가 급하게 물자를 보내고 받아야 할 경우 현재 출입국 절차로는 상당히 불편할 것"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입주업체들은 홍콩 멕시코 등 출입국 관리사무소의 업무 현황을 벤치마킹해 앞으로 남북간 왕래와 물자 반출입을 간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태형 기자=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