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틀째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시장에 팽배했던 40만원 붕괴 우려는 말끔히 가시는 분위기다. 최근 두달 가까이 줄곧 매도우위였던 외국인도 이틀연속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선 본격 반등추세로 전환되는 신호가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15일 삼성전자 주가는 3.88% 오른 42만8천5백원으로 마감됐다. 전날에도 2.61% 올라 이틀만에 5% 이상 반등했다. 외국인도 전날 4만6천여주를 순매수한데 이어 이날도 11만8천여주를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이틀 연속 반등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임홍빈 미래에셋증권 반도체팀장은 "원·달러 환율 하락 및 실적 둔화 추세에다 SK㈜ 주식 매입 같은 펀더멘털(내재가치) 외적인 변수까지 겹쳤지만 주가가 40만원선을 버텨내고 강하게 반등했다"며 "40만원선이 저점이라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7월14일 처음 40만원대를 넘어선 이후 40만원대 저점을 지키고 있다. 작년 9월 말 일시적으로 38만원대까지 하락했으나 곧바로 상승 반전해 올 4월23일 사상 최고점(63만7천원)까지 쉼없이 내달았다. 4월 말 '차이나쇼크'에다 실적 둔화로 주가가 폭락한 이후에도 8월2일 40만원대에서 저점(40만8천원)을 확인한 후 다시 반등세를 탔다. 그러나 향후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내재가치 대비 주가 수준은 바닥에 온 것이 분명하지만 과연 추세가 반전돼 계속 상승세를 탈지에 대해선 의문이라는 지적이 강하다. 우선 수급을 주도하는 외국인과 기관의 시각이 아직 불투명하다. 윤용철 리먼브러더스 상무는 "외국인이 이틀째 매수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각이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40만원대 초반에서 사면 큰 손해는 안볼 것이란 확신 때문에 들어오는 것"이라며 "내년 초까지는 실적 둔화가 이어질 예정인 만큼 단기 반등하면 곧바로 이익실현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기관도 마찬가지다. 김준연 B&F투자자문 상무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충분히 싸고 소니와의 특허 공유도 호재로 작용해 반등하고 있지만 기관들 입장은 여기서 좀 더 오르면 물량을 내놓겠다는 쪽이 강하다"고 말했다. 실적 전망도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임 팀장은 "최근 일시적으로 D램 시황이 좋아질 기미가 있지만 IT경기 둔화는 적어도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 실적이 내년 1,2분기에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가도 내년 2분기까지는 저점 확인 과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일각에선 주가는 실적에 선행하는 만큼 지금이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설 타이밍이라고 보고 있다. ABN암로는 이날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 의견을 냈다. 삼성전자의 내년 상반기까지의 실적 둔화 악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앞으로는 내년 하반기 턴어라운드 요소가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