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 난이도 조절 실패로 한 영역의 선택과목간 최고점 격차가 최대 37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대학에도 비상이 걸렸다. 선택과목에 따른 점수차를 보완하기 위해 뒤늦게 수능성적 활용방법을 바꾸려는 대학도 나타나고 있다. 표준점수제 첫 도입으로 대학선택에 혼란을 겪고 있는 수험생들은 유명 입시컨설턴트의 상담을 받기 위해 '빽'까지 동원하고 있다. ◆대학들 점수반영방법 바꿔?=이화여대는 수능 탐구영역의 일부 과목에서 만점자가 속출,한 문제를 틀리면 3등급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지자 이를 보정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점수산출 공식'을 조만간 확정할 계획이다. 이대는 언어 수리 외국어는 백분위를 그대로 활용하고,탐구영역은 백분위 점수를 변환해 사용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그동안 공식발표는 없었다. 수능 영역별 표준점수에 '환산비율'을 곱해 반영 점수를 산출하겠다던 성균관대는 과목별 환산비율을 조정해 선택과목간 점수차를 좁힐 계획이다. 환산비율은 오는 20일 공개될 예정이다. 한국외대는 내년부터 선택과목간 편차를 조정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마련키로 했다. 건국대 안희돈 입학처장은 "지금 수능성적 산출방법과 공식을 바꾸기는 늦었다"며 "대신 논술이나 면접고사의 점수 폭을 늘려 수능 성적을 잘못 받은 학생들에게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능 변별력이 떨어지자 대학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은 "국가에서 일방적으로 표준점수제를 정할 것이 아니라 원점수 표준점수 등을 다 밝히고 대학들이 알아서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험생 극심한 혼란=고3 담임 교사들은 참고할 자료가 없는 데다 대학별 점수산출방식도 확정되지 않아 진학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남대 사대부고 3학년부장 김상돈 교사는 "전년도 배치표와 학생 점수를 비교해 입시지도를 해 왔는데 올해는 비교대상이 없다"며 "사설 입시기관들이 배치기준표를 내놓는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 학생은 "대학별 전형방법이 다양해져 대입지원 전략을 짜는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반면 입시컨설팅업체엔 진학지도를 원하는 학생들의 예약이 넘쳐날 정도다. 김영일컨설팅의 김영일 대표는 "이미 수능 전부터 상담예약이 꽉 차 있어 더 이상 예약을 받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유명학원의 평가실장이나 강사들에게 상담을 해달라고 주변의 '빽'까지 동원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