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근 < 노동교육원장 > 탁월한 노사파트너십을 구축해 '2004년 신노사문화대상'을 받게 된 10개 기업 노사당사자들에게 우선 축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1998년 경제위기 이후 한국의 노사당사자들은 고난의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기업은 개방경제 하에서 물밀듯이 들어오는 외국 초우량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노조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공동책임을 완수하느라 힘이 들었다. 이 과정에서 몇몇 기업은 노사간 불신으로 인해 공멸하기도 하였고 일부는 노사가 한마음으로 뭉쳐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도 했다. 올해 신노사문화대상을 받은 기업들은 노사공동으로 끊임없는 조직혁신을 주도하고 스스로 체질개선과 경쟁우위에 성공한 대표적인 모범들이다. 대상수상기업 중에는 고성과 작업장구축 컨설팅을 받으며 경쟁력을 키운 곳도 있다. 특히 상생정신은 기업성장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상생정신은 어떻게 기업체 노사관계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가. 우선 이번 '대상 수상 기업'들에서 볼 수 있듯이,노사 구성원들이 보편타당한 기본가치인 상생정신을 체질화하였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것을 원칙의 준수라고 부른다. 이러한 원칙에는 법률 그리고 노사관계에서의 단체협약처럼 명문으로 규정화되어 있는 것들이 있다. 또한 원칙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공식적인 것들도 있다. 즉 규정화되어 있지 않았더라도 우리 행동의 기준이 되는 것들로서,공정성 책임감 겸손 경청 존중 등을 말한다. 경제위기라는 공멸의 가능성을 눈앞에 두고,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대상 수상 기업들은 노사간 상생의 필요성을 마음깊은 곳까지 체질화한 것이다. 물론 상생정신의 체질화까지 가는 데 있어 우여곡절은 존재했을 것이다. 이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조직혁신에 대한 인식과 노조에 대한 태도이다. 즉 사용자가 혁신과 관련해 노조를 어떤 존재로 볼 것인가이다. 노사관계에서의 협상은 상대방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것인 만큼,결국 내가 안고 있는 문제해결의 열쇠는 상대방이 갖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자기입장만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끝까지 관철시키려고 하는 것은 공동의 문제를 자기식으로 풀겠다는 것으로 상생해야 할 상대의 존재를 무시하는 것이다. 이번 대상수상기업에서 보이는 또 다른 특징은 사용자들이 혁신을 주도하되,이를 노사 공동의 상생의제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새해는 우리에게 어둡게 다가오고 있다. 다시금 경제위기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노동시장 유연화 및 노사관계 법제도와 관련한 노사 대립도 우리의 앞을 가로막고 있다. 대상수상기업들의 상생정신이 다른 사업장에까지 확산돼 우리경제회생에 밑거름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