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조예가 깊은 두산중공업 박용성 회장이 국내에서 직접 찍은 야생화 사진 12점으로 새해 달력(아래 사진)을 만들어 국내외 지인들에게 선물했다.


16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이 달력에는 박 회장이 서울 남산,강원도 평창,제주도 등에서 바쁜 일과를 틈내 찍은 은방울꽃,금강초롱꽃,큰제비고깔 등 국내 희귀 야생화 사진들이 간단한 설명을 곁들여 실려있다.


또 달력 첫 페이지에는 "삶의 여정 가운데 저의 시간을 잠시 머물게 한 순간들을 담았다. 숲속에 피어나는 야생화의 향기로움이 한 해를 시작하는 당신에게 그윽하길 소망한다"는 박 회장의 인사말도 곁들여져 있다.


박 회장은 이 달력을 자신이 차기 회장을 맡은 국제상공회의소(ICC)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고위 관계자 등 국내외 지인들에게 새해 선물로 나눠줬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매년 지인들에게 연하장을 보냈지만 박 회장이 직접 찍은 사진들로 달력을 만들어 선물하기는 처음"이라면서 "이미 제작한 전량을 배포했는데 여기 저기서 소문을 듣고 보내달라는 요청이 많아 추가 제작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이 사진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고교 시절로,현재는 출장갈 때는 물론 산책길에도 사진기를 챙길 만큼 사진찍기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올랜드 '파워젠(발전설비 전시회)'에 참석했을 때는 자신이 직접 각 기업의 부스를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어 두산중공업 실무자에게 e메일을 보내기도 했다고 두산 측은 전했다.


두산이 만드는 세계대백과사전 '엔싸이버' 수록 사진 중에도 박 회장이 직접 앵글을 맞춘 사진이 여러 장 포함돼 있다.


사진 실력이 거의 프로 수준인 박 회장은 사진기만 수 십종을 소장하고 있는데 요즘에는 캐논 'EOS 20D'를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한항공의 조양호 회장도 올해로 4년째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들로 달력을 만들어 국내외 지인들에게 선물했다.


▶한경 14일자 A37면 참조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