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중국식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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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基俊 <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우리는 공산주의의 분배원칙이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한다"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분배원칙은 사회주의에도 그대로 통할 것이라고 유추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의 사회과학원에서 나온 문헌에는 분명히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구분합니다.
공산주의의 분배원칙은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한다(各진(人변에 盡)所能, 按需分配)"이지만 사회주의의 분배원칙은 "능력에 따라 일하고 노동에 따라 분배한다(各진(人변에 盡)所能, 按勞分配)"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주의의 본질은 생산력을 해방하고 생산력을 발전시키고 착취를 소멸시키고, 양극분화를 없애서, 최종적으로 공동부유의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랍니다.
그러면 공산주의는 무엇일까요? 이 제도는 인류의 가장 이상적인 사회제도로서, 공산주의에서는 생산력은 고도로 발전하고, 사회산품은 극대로 풍부하며, 사람들은 고도의 사상각오 하에서 노동이 생활의 제일수요가 되며, 삼대차별이 소멸된 상태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삼대차별은, 사회주의국가 중에 존재하는 농업과 공업간의 차별, 도시와 향촌간의 차별, 뇌력노동과 체력노동간의 차별을 말한답니다.
나는 사회과학원의 이 해석을 금년 초에 북경대학 교수들과의 대화 후에야 알았습니다.
나는 당연히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는 비슷한 것이겠거니 생각하고, 중국에서 현재 볼 수 있는 경제상황은 사회주의에서 벗어난 자본주의적인 일로 오해해 왔습니다.
그러나 북경대학의 한 교수가 "인민을 위한 모든 것은 사회주의다"라고 주장하는 말에 충격을 받아 문헌을 조사해보고 위와 같은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후 국내의 여러 학자 지식인들과 이 문제에 관하여 이야기하면서,그 오해가 나만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음을 알았습니다.
중국은 문화혁명 이후에 사회주의의 개념 자체를 바꾼 것입니다.
공산주의와 확실히 차별화한 것입니다.
공산주의는 성선설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공산주의가 성공하려면 사람들은 고도의 "사상각오"가 되어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즉 이기심을 버려야하는 것입니다.
이타주의자 평등주의자가 되어야하는 것입니다.
중국의 문화혁명의 쓰라린 경험은 이러한 공산주의에 맞는 인간개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중국인민 모두에게 각인시켜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이기심에 맞추어 사회주의를 개조하게 된 것입니다.
삼대차별이 있는 사회주의, 노동에 따른 분배의 사회주의만이 지상에서 인민의 생활을 풍요롭게 할 수 있음을 알게 되고 그것을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삼대차별이 없는 제도, 평등한 필요에 따른 분배의 공산주의는 그야말로 이상이며 신기루며 환상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공산주의는 지상에서는 실현불가능한 꿈의 세계일 뿐입니다.
이기성,경쟁,생존투쟁 등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누구도 그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실사구시 즉 사실에 기초를 둔 진실을 중히 여기는 사람은 먼저 그 사실을 인정해야합니다.
자본주의는 실사구시의 사상입니다.
중국의 사회주의도 실사구시의 이념입니다.
공산주의는 실사구시의 이념이 아닙니다.
경쟁없는 사회, 평등사회는 그것이 사회주의의 탈을 썼든, 좌파의 탈을 썼든, 또는 우파의 탈을 썼든, 결코 실사구시의 산물이 될 수 없습니다.
이기성이나 경쟁이란 말은 어떤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말로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누리고 있는 고도의 문명은 바로 이 이기심과 경쟁의 산물입니다.
에디슨이 왜 열심히 발명활동을 했습니까? 돈벌이가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만들어 무엇을 했습니까? 돈벌이에 나섰습니다.
고려에서 발명한 금속활자가 왜 맥을 못 이었습니까? 돈벌이와 연결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기심과 경쟁을 매도만 할 것이 아니라 단점을 고치되 그 장점을 살려, 아름다운 이기심, 아름다운 경쟁풍토를 만들어 가는 지혜를 개발해야 합니다.
교육에서도 경쟁의 장점을 살려 세계적인 인재를 키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무경쟁사회, 평등사회가 우리의 추구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문화혁명을 겪으면서 인식전환된 중국의 사회주의는 보여주고 있습니다.